[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반대하는 신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연정을 구성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로그룹내에서는 그리스의 긴축 이행시한 연기 논의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테네의 알파TV는 오는 17일 그리스 2차 총선을 앞두고 지난달 29일과 31일 사이에 그리스 국민 1128명을 상대로 진행된 여론 조사 결과 신민주당이 시리자를 누르고 원내 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조사 결과 신민주당은 26%의 지지율을 얻었고 시리자는 24.3%에 그쳤다. 사회당은 12.5%의 지지를 받았다.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신민주당은 그리스의석 300석 중 127석을 차지, 37석을 차지하는 사회당과 함께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연정구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시리자는 72석을 얻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민주당과 사회당은 그리스의 긴축을 조건으로 한 구제금융에 찬성하는 정당이다. 하지만 긴축 반대와 유로존 탈퇴를 주장한 급진좌파 시리자의 돌풍에 휘말려 지난 1차 총선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하며 연정구성에 실패하며 최근의 유럽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했었다.
정부 구성이 최종 실패하고 2차 총선이 결정된 직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긴축에 대한 그리스 국민의 피로감과 반감이 확산되며 시리자가 신민주당에 앞서 1당이 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번 조사결과는 긴축에 대한 그리스내의 여론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유로존 탈퇴여부에 대한 의견도 잔류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조사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 여부를 원하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85%의 응답자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부정적인 응답자는 11%에 그쳤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도 56%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탈퇴)를 예상한 이의 비율 36%를 크게 앞섰다.
그리스에 대한 외부 압력도 완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의장은 그리스의 긴축프로그램 이행 시한을 1년 연장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융커 의장은 룩셈부르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리스의 최근 상황, 경제지표 등을 볼 때 긴축목표를 이행하는데 기한이 1년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그리스에게 좀 더 시간을 줘야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리스는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부채를 120% 수준까지 낮추기 위해 재정지출 감축과 정부자산매각, 노동시장 개혁 등을 올해부터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