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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준수가 <뮤직뱅크>에 출연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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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준수가 <뮤직뱅크>에 출연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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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종종 세상을 모른 척 한다. 가장 예민하고 기민하게 세상을 반영하는 것 같지만 방송이 담아내는 세계란 실상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음악방송의 문턱은 쉽사리 넘을 수 있는 높이가 아니다. 가창력과 경력만으로 무대를 보장받을 수 없던 이들을 위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나는 가수다’가 만들어 졌고, 온전한 무대는커녕 매체에 노출되는 시간만이라도 나누기 위해 KBS <톱밴드>가 신설되었을 정도니 말이다.

심지어 특정한 분류에 속하기 어려운 가수들에게는 그 나마의 기회조차 돌아오지 않는다. 지난달 솔로 앨범을 발표한 김준수는 그 대표 격이다. 앨범 발매 3주차에 접어들면서 판매량이 오히려 상승세를 기록하고,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에서 10위, 일본 아이튠즈 순위 1위를 달성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증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는 김준수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 심지어 ‘Tarantallegra’는 다만 목소리와 멜로디로 소구하는 것이 아니라 의상과 안무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곡이므로 영상을 통해 전달되지 않으면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한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의 무대를 볼 수가 없다. 하지만, 때로는 상상이 현실보다 완전한 법. 김준수가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상황이 반드시 팬들에게 기쁨만을 안겨준다고 보장 하기는 어렵다. 다음의 상상도는 그에 대한 예상 보고서다. 김준수 뿐 아니라 음악방송에 ‘내가수’가 출연하지 못해 안타까운 수많은 팬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기를.


시아준수가 <뮤직뱅크>에 출연한다면

KBS
<뮤직뱅크>에 출연해 채널을 시청하는 세계인들과 리얼타임으로 무대를 공유 할 수 있다

하지만, 심의에 엄격한 방송사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가사를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특히 ‘Tarantallegra’는 ‘변한 대세’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수인 정대세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심의에 부적절한 부분으로 지적될 위험성이 감지된다. 뿐만 아니라 ‘음악에 취해’는 음주를 조장하고, ‘몸을 던져봐’는 신변의 위험을 연상시킬 수 있으므로 가사의 수정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1위 후보로 선정되더라도 방송점수가 부족하면 아무리 음반 판매량이 높아도 순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우므로 무리한 스케줄을 감행하지 않고서는 1위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솔로 데뷔 특별 무대에서 어마어마한 레이저를 사용해 화면을 초록빛으로 물들이며 김준수의 모습을 보는 대신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이 피부과 시술을 받는 착각에 빠지는 경험을 하는 것 역시 예상되는 보너스다.


옵션
* <스폰지 2.0> ‘세계 악취 음식 베스트 5’ 스페셜에 게스트로 출연 - 1박2일에 등장한 홍어 요리들과 취두부 시식 실험맨으로 투입
* <개그 콘서트> ‘감수성’ 특별 출연 - 오랑캐 전문 개그맨 김지호와 함께 쌍둥이 댄스를 추며 감수왕을 공격, 꺾기도 개인기를 선보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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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준수가 <뮤직뱅크>에 출연한다면

MBC
<쇼 음악중심>에 출연해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멋진 무대를 선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가사 전달을 중요하게 여기는 프로그램의 특성 상 빠른 춤을 추게 만드는 주문인 ‘Tarantallegra’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춤을 추는 김준수의 모습 위로 가사가 번쩍이며 지나가게 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더욱이 영어 가사를 반영하는데 불친절한 전력이 있으므로 ‘Tarantallegra’의 경우 가사의 절반가량이 표기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야외무대를 진행하거나 제작진이 연출한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것을 즐기는 방송이므로 한여름에 워터파크의 야외무대에서 수영복을 입은 관객들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공연을 하거나, 폐 공장에서 불타오르는 드럼통을 앞에 놓고 춤을 추는 장면을 촬영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나마도 사장님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격 출연 취소를 감수해야 할 듯하다.


옵션
* <일밤> ‘남심여심’ 고정 게스트로 출연 - 코너가 소리 소문 없이 폐지됨
* <세바퀴> 게스트로 출연 - 장기자랑 개인기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조형기와 박미선에게 노래의 안무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전수해야 함. 그날의 주제에 따라 다른 출연자들과 상황극을 연기해야 하는데 주로 남편, 혹은 남자친구의 역할을 수행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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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준수가 <뮤직뱅크>에 출연한다면

SBS
<인기가요>에 출연해 분할 컷과 무대장치 등으로 화려한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영상미에 대한 제작진의 과도한 의욕 때문에 종종 지나친 연출을 맛볼 각오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특히 첫 방송의 경우 안무의 세세한 디테일과 가수의 사소한 표정 등을 관찰하고 싶은 팬들의 마음과 달리 노래 자체에 대한 해석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뮤직비디오보다 더 현란한 화면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 심지어 김준수의 라이브 실력을 극단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아가미로 숨쉬는 CG를 삽입하는 것 역시 예상 가능한 장면이다. 뿐만 아니라 금연송과 같은 캠페인 노래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므로 알이 없는 뿔테 안경을 쓰고 노란 니트를 입은 김준수가 ‘담배가 싫다구요’와 같은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공개될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둬야 한다.


옵션
* <도전 천곡>에 도전자로 출연 - 하춘화, 혹은 선우용여와 한 팀을 구성해 트로트를 열창해야 함. 초반 탈락 시, 방송 내내 출연자들 뒤에 서서 열심히 박수를 치거나 댄스곡이 나올 때 재빨리 뛰어 나와서 춤을 춰야 함
* 추석특집 <짝>에 남자 3호로 출연 - 단체복으로 생활 한복을 입을 수 있음. 여자 출연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혼자 도시락을 먹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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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준수가 <뮤직뱅크>에 출연한다면

Mnet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해 평일에도 노래와 무대를 한 번 더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하지만, 선배들을 위한 오마쥬 무대나 후배들과의 콜라보 무대가 무리하게 강행되기도 하며, 특히 연말 시상식은 해외에서 진행되므로 중요한 순간을 팬들이 직접 방청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옵션
* <음악의 신> 출연 - 이상민으로부터 크라잉 랩을 전수받을 수 있음. 김구라보다 직설적으로 민감한 질문을 던질 수 있음. 시기에 따라 UV의 독설로 대체 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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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준수가 <뮤직뱅크>에 출연한다면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해 한 시간 내내 뮤지션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음


하지만, 무대 사정상 춤을 추는 것 불가능 하므로 공연할 전곡 편곡이 불가피함. 그리고 역시 무대 사정상 대규모 밴드의 투입 역시 불가능하므로 가능하면 모든 노래는 언플러그드버전이어야 함.


옵션
* <어린이날 특별 행사> 공연 - 가수보다 뽀로로를 좋아하는 아이들 앞에서 “왓 뮤직 윌 유 리슨 투?”라고 진지하게 노래해야 함. 아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뽀로로 분장을 하지 말란 법도 없음.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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