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 스페인전 완패는 새로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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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완패였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호화 공격진은 쉴 새 없이 골문을 위협했다. 탄탄한 조직력과 완급 조절 능력 역시 상대를 주눅 들게 만들기 충분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31일 오전(이하 한국 시각) 스위스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Stade de Suisse)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에서 1-4로 패했다. 다음달 9일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을 앞둔 한국은 공수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떠안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스페인은 페르난도 토레스, 후안 마타(이상 첼시), 산티 카솔라(말라가),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등 화려한 공격진을 앞세워 경기 초반부터 맹공을 펼쳤다. 특유 짧은 패스연결에 한국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부상으로 빠진 정성룡(수원)을 대신해 골문을 지킨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선방만이 홀로 빛난 경기였다.

한국은 지동원(선덜랜드), 손흥민(함부르크), 남태희(레퀴야),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젊은 해외파를 중심으로 베스트 멤버를 꾸렸다. 그러나 전방에서의 유기적인 플레이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고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압박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반 20분 손흥민의 슈팅과 전반 43분 터진 김두현(경찰청)의 동점골 외에는 결정적인 슈팅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이동국(전북), 박현범(수원) 등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연이는 실점으로 기세가 꺾인 한국은 후반 내내 스페인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예상보다 참담한 결과였다. 그러나 대표팀의 현주소를 확인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최강희 감독은 평가전에 앞서 “승패를 떠나 세계 최강 스페인을 상대로 배울 점은 확실히 배우겠다”라고 말했다. 완패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남은 기간 최적의 조합을 찾는다면 혹독한 모의고사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