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즈)이 뒤늦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입지는 여전히 좌불안석이다.
야쿠르트 구단은 28일 외국인 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티엔 등을 2군으로 내려 보내고 대신 임창용 등 4명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임창용의 1군 합류는 올 시즌 처음이다. 오른 위팔 근육 부상으로 2월 한 달여간 실전피칭을 소화하지 못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력에서 이탈, 그간 2군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당초 승격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큰 부상이 아닌데다 빠른 속도로 몸 상태를 끌어올린 까닭이다. 하지만 다른 외국인 선수들의 선전에 기회는 쉽사리 주어지지 않았다. 일본 프로야구는 팀당 1군 명단에 올릴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4명으로 제한한다. 임창용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마무리로 뛰는 토니 바넷이다. 29일까지 치른 20경기에서 1승 2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0.92를 기록하며 선전한다. 센트럴리그 세이브 순위는 이와세 히토키(주니치 드래건스)에 이어 2위. 지난 19일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에게 얻어맞은 투런 홈런을 제외하면 19.2이닝 동안 철벽이나 다름없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야쿠르트는 올 시즌 비교적 안정된 투수력을 보인다. 바넷이 버티는 마무리는 더더욱 그러하다”며 “임창용이 당장 마무리로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승리계투조에서 활약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임창용에게 기회는 또 다른 위기이기도 하다. 오가와 준지 감독이 센트럴리그 홈런 1위(12개)의 발렌티엔을 과감하게 2군으로 내린 건 최근 9연패 늪에 빠진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다. 발렌티엔은 팀이 연패에 빠지는 동안 28타수 1안타를 치는데 그쳤다. 그 사이 야쿠르트는 센트럴리그 4위(20승3무22패)까지 추락했다. 오가와 감독은 “발렌티엔에게 타격감을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가 제 모습을 되찾아야 팀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임창용이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할 경우 언제든 2군으로 내려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올란도 로만은 9경기에서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5패를 당했지만 2승을 챙기며 평균자책점 2.93으로 선전한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래스팅스 밀리지도 전체적인 타선의 침체 속에 타율 2할4푼 6홈런 17타점으로 분전한다. ‘야쿠르트의 수호신’으로 불린 임창용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13경기를 소화한 2군에서의 성적은 1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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