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인천전을 앞둔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다. 코치 시절 자신을 지도해준 스승 세뇰 귀네슈(트라브존스포르) 감독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컸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심정”이라며 초조해하던 그는 화끈한 승리로 테스트를 무난히 마쳤다. 그러나 제자의 성장을 바라는 스승의 눈초리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최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4라운드 홈경기에서 몰리나와 데얀의 연속골을 묶어 3-1로 승리했다. 5연승을 달린 서울은 9승4무1패(승점 31)로 수원(승점 29)과 제주(승점 28)를 밀어내고 리그 선두에 복귀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3년 만에 친정팀을 찾은 귀네슈 감독의 방문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2007년부터 3년 동안 귀네슈 감독을 보좌한 최용수 감독은 “선생님 앞에서 치르는 경기라 상당히 긴장된다”며 “선수들이 이길 수 있도록 협조를 잘 해줘야 할 것 같다”라고 승리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서울 선수들은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전반 26분 몰리나의 선제골과 데얀의 페널티킥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후반 들어 인천의 거센 반격에 고전하던 서울은 만회골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결국 불안한 리드를 지킨 끝에 후반 막판 데얀의 쐐기 골이 터지면서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시험을 앞둔 수험생 심정으로 경기 전부터 상당히 부끄러웠다. 전반전과 후반전 상반된 경기 내용에 대해 귀네슈 감독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다”며 “승점 3점을 가져왔지만 후반 추가골이 터지기 전까지 경기 내용이 다른 점은 분명 해결해야 할 숙제다”라고 평가했다.
인터뷰 장에 동석한 귀네슈 감독의 판단 또한 비슷했다. 그는 “경기 전에 최 감독을 만나 3-0으로 이기라고 응원했다. 결론적으로 승리한 것에 축하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전은 좋았지만 후반전은 템포가 늦었다. 결론적으로 1위를 하고 있지만 훨씬 더 빠르고 공격적인 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귀네슈 감독은 “축구 발전을 위해서 일하는 지도자와 선수가 자주 만난서 얘기를 나눠야한다”며 “기술이 좋고 능력 있는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감독이 더 압박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감독은 코치 때 함께 경험했던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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