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해묵은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02 한·일월드컵 미국전에서 천금 같은 역전 기회를 놓친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시시비비를 가려달라고 선언했다.
최 감독은 25일 경기도 구리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인천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2002년 월드컵에 대한 추억을 되새겼다. 그는 “미국전에서 골을 넣지 못해 상당히 아쉬웠다”며 “앞선 경기에서 부상을 입고 3경기 만에 출전기회를 얻었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 상당히 의욕이 앞섰다”라고 회상했다.
최 감독은 2002년 6월 10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월드컵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당시 한국은 전·후반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후반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계속했다. 무승부의 분위기가 감돌던 후반 43분 최 감독은 왼쪽 측면에서 이을용(현 강원FC 코치)이 밀어준 패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그의 발끝을 떠난 공은 크로스바를 한참 벗어났다. 다 잡았던 승리 기회를 살리지 못한 최 감독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한동안 팬들의 원성에 시달려야했다.
10년이 흘러 당시 상황에 대한 책임공방을 가려달라는 질문에 최 감독은 “모범답안을 말씀 드리자면 내 탓이려니 생각한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곧바로 그는 “사실 패스를 좀 더 빨리 줬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며 “아직도 그 때 일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여러분들이 판단을 내려달라”고 웃음 지었다.
아쉬운 기억이지만 최 감독에게도 월드컵 4강 신화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그는 “당연히 뛰어난 골잡이라면 해결을 해줘야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며 “속은 조금 쓰리지만 국내에서 열린 큰 대회에 함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깊다”라고 전했다.
오는 7월 5일 열리는 2002년 월드컵 멤버와 현역 선수들과의 K리그 올스타전에 대한 기대감도 덧붙였다. 그는 “안정환 홍보팀장 머리에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운을 뗀 뒤 “우선 몸을 잘 만들어야 할 거 같다. 이런 행사에서 항상 골을 넣지 못했다. 옛 동료들과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인 만큼 꼭 골을 성공시켰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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