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하나고등학교 탐방행사서 밝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이번 일로 비난을 받게 된 것에는 할 말이 없지만 제 금융 인생을 걸고 비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전 회장은 25일 하나고등학교 탐방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하고 "빨리 사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최근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본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김찬경 씨의 진술로 인해 도마 위에 올랐다. 또 고려대 61학번 동기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소개자인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번 의혹에 대해 "일단 이렇게 문제된 것 자체가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면서 "이사장으로 와서 학생들 보기도 그렇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는 "하나금융에서 일한 선배로서 현재 남아 있는 후배들한테 떳떳하지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김찬경 씨로부터 유상증자 부탁을 받은 것은 인정했지만 "이는 사업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무부서에 검토해보라고 했지만 이는 지시가 아니라 사업적인 판단에서 보라고 한 것"이라며 "이후 실무진으로부터 충분히 자본이 된다는 결과를 받았고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했기 때문에 염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천 회장은 이번 일과 관련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의 연관성도 전면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김찬경 씨를 소개해 준 사람은 있지만 천 회장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사적 문제라 현재 밝힐 사항은 아니고 만약 정식 조사를 받게 된다면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디서는 이명박 대통령과도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 민망하다"면서 "이 대통령과는 전혀 관계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탄스럽다"는 말도 되뇌었다. 사업적 판단에서 비롯된 일이 개인 비리로 인한 일로 번지며 명예에 상처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김 전 회장은 "이번 일은 부담이 없으리라는 판단에서 진행한 것인데 현재의 상황을 알았다면 과연 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런 비난을 받게 된 것은 할 말 없지만 사실이 빨리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되뇌었다.
그는 또 "법적으로 문제가 되느냐 안되느냐는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아직 검찰에서도 연락 온 적은 없지만 조사를 받게 된다면 적당히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퇴임과 함께 약속했던 하나고등학교 탐방을 이날 진행했다. 지난 3월 하나금융 회장직에서 물러난 김 전 회장은 현재 미소금융재단과 학교법인 하나고등학교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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