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급락장 자사주 매입은 역시 효자였다. 주가 하락세는 진정됐고, 흔들리는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몰렸다. 이같은 효과에 대한 기대때문인지 지난주 급락장에서는 자사주 취득을 발표한 기업들도 증가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내내 총 13건에 달했던 상장기업의 자사주 취득결정은 2분기 들어서만 26건에 달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발 우려 확산으로 증시가 급락하기 시작한 11일 이후에만 7건의 자사주 취득 결정 공시가 이어졌다.
지난 9일 셀트리온은 50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공시했다. 취득예정금액만 185억원을 넘었다. 이 소식에 4월까지 외국인의 공매도 공세에 약세를 면치 못하던 셀트리온은 상승 '랠리'를 펼쳤다.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날 5.12% 상승에 이어 이틀 후인 11일에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당시는 유럽발 악재로 코스피지수가 1950선에서 1910대로 주저앉던 시기였다. 이후에도 셀트리온은 상승을 지속, 14일 장중 5만원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자사주 매입 덕에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만에 시가총액 5조원을 회복했다.
지난 18일 25만주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LIG에이디피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 예상매입 금액은 6억1250만원에 불과하지만 주가는 발표 후 이틀간 10% 이상 올랐다. 덕분에 LIG에이디피 시총은 610억원으로 증가했다. 6억원대 자사주 매입으로 10배 효과를 본 셈이다.
자사주 매입 효과가 급락장이 진정된 후 본격적으로 드러난 경우도 있었다. 지난 15일 20만주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동양피엔에프는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상승 시동을 걸었다. 21일 7080원까지 밀렸던 동양피엔에프는 24일 8200원까지 뛰었다. 하락장에서 소폭 하락세로 버티다 장이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급등세로 돌아선 것.
14일 장종료 후 50만주 자사주 취득을 발표한 한미사이언스도 이번주 들어 자사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15일부터 18일까지 4거래일간은 3345원에서 3250원으로 소폭 밀렸지만 이번주 들어 기력을 회복하며 24일 3420원으로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싼 값에 자사주를 확보한데다 주가방어 효과까지 본 셈이다. 여기에 투자자들을 비롯한 회사 안팎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까지 줄 수 있는 '일석삼조'의 본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증시 한 관계자는 "게다가 하락장 속에서도 자사주를 살 수 있을 정도로 자금이 탄탄한 회사라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는 효과도 무시하지 못한다"며 "재무적으로 튼튼하다는 것은 주식 투자자뿐 아니라 영업 상대방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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