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무왕을 도와 은나라를 무너뜨린 강태공은 초야에 있던 시절, 낚시로 세월을 보냈다. 물고기를 낚는게 아니라 세월을 낚았다. 모든 일에는 시(時), 즉 '때'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시장이 그리스에 대한 우려로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후 반등을 시도했지만 1800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에서 나오는 기술적 반등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추세적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기에 조금 오를라 치면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아직 상승 모멘텀을 발견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아직은 추세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사라진 게 아니므로 이것부터 확인해야 할 시점이란 시각이 힘을 얻는 시장이다. 저가 메리트만 보고 들어가기엔 아직 변수가 많은 시장이므로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을 노리거나, 인내를 가지고 시장을 지켜보라는 조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여전히 유럽발 뉴스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는 측면에서 추세적 반등을 예상한 진입은 다소 이르다. 반면 이격도 등 기술적 지표들이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투자심리 역시 단기 반등 가능 영역에 진입했음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급락 이후 뒤따른 반등 구간에서 업종별 하락률과 반등시 수익률 간의 상관관계는 -0.6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낙폭과대 업종과 기타 업종들의 반등시 수익률을 비교해도 낙폭과대 업종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5월 이후 하락국면에서 낙폭이 컸던 전기전자, 운송장비, 운수창고업종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KOSPI가 지난주 7.2%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추세지표인 MACD가 0선을 이탈, 하락추세 진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부 변수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1730~1780 수준은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는 구간이다. 하지만 저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 약 1개월간 KOSPI는 중장기 방향성을 잡기 위한 높은 변동성의 기간 조정이 예상된다.
다만 밸류에이션으로 볼때 앞으로 KOSPI 경로는 우상향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1개월간은 시장에서 한발 물러나 다가올 상승사이클을 이끌 업종과 종목에 대한 부단한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반등 모멘텀이 발생중인 자동차, 필수재, 화학업종에 대한 단기 대응이 유효할 전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지금은 KOSPI의 '레벨'을 산다는 관점보다 '타이밍'을 산다는 관점이 필요하다. 아직 본격 반등의 기틀은 마련되지 않았다. 단기적으로는 12개월 예상 PBR 1배 지점이 1780선이라고 하지만 이는 한국인의 관점이다. 외국인은 환율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리스 이슈로 시끄러운 시장이지만 시장의 진짜 고민은 정부 기여도의 감소와 이에 따른 미국의 성장률 둔화, 유럽의 새로운 성장 모델에 대한 고민이다. 선물을 가져오는 그리스인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리스 이슈가 성공적으로 봉합된다 해도 시장이 V자 반등을 할 수 잇있는 환경은 아니다. 원자재와 중간재보다 여전히 소비재에 관심을 가질 때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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