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지난 2년간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한미약품이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대대적 약가인하로 경쟁사들의 실적이 급하락 하는 가운데, 바닥을 다진 한미약품은 상승국면으로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 창업2세 임종윤 사장(사진)이 이끄는 중국 지사의 활약에 기대가 크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약사의 4월 원외처방액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처방액 1위인 대웅제약은 17%, 동아제약 24%, 한독약품은 34%나 매출이 줄었다. 보건복지부가 4월 1일부터 보험의약품 가격을 평균 14% 인하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6% 감소에 그쳤다. 이에 따라 수년 만에 동아제약을 제치고 원외처방 2위 자리를 되찾았다. 한미약품의 약가인하 대상 품목이 188개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인상적인 '선방'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간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는 점과 1분기 신제품 판매 호조 등 요인이 겹쳐 약가인하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 측 설명대로 이번 '긍정적' 성적표는 체질개선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더 적합하다. 게다가 2분기는 제약업체 역사상 '최악'의 시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며, 한미약품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한미약품이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중국시장'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 사장이 이끄는 북경한미약품은 올 1분기 1억 8000만 위안(약 32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45%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22% 성장을 넘어서는 기록적 성장세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수년 내 신약개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회사의 체질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며 "그 때까지는 내수시장에서의 영업력 회복과 북경 지사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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