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公기관 체질 바꾼, '자율경영' 날개

시계아이콘02분 0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자유를 드릴테니 날아 보십시오
대신, 목표 못채우면 옷 벗으십시오" 했더니…
공공기관 경영 자율권 확대 사업 시행 3년차 성과는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공공기관에 '자유'와 '책임'을 함께 준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흔히 '철밥통'으로 비유되는 공기업의 수장에게 자율적으로 경영을 하도록 허용하되 목표를 정하게 하고 충족하지 못할 경우 '옷을 벗으라'고 하면 어떨까. 그다지 매력적인 제안은 아닐 것이다.

이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정부의 색다른 시도가 의외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시범적으로 시행 중인 '공공기관 경영 자율권 확대 사업' 얘기다. 대상 기관의 기관장에게 인력ㆍ조직ㆍ예산상의 자율권을 부여함과 동시에 자율에 상응한 도전적인 목표와 책임을 요구하는 맞춤형 관리 방식이다.


첫 해에는 한국지역난방공사한국가스공사기업은행ㆍ인천공항공사 등 4개 기관이 참여했다. 출범한 해에 총 15개 기관이 응모했지만 서울대 경영대 이창우 교수를 단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팀은 각 기관의 자율 경영 계획서를 토대로 최종 4곳만 엄선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원전 수출과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국책 사업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첫 성적표는 지난해 5월 공개됐다. 이들 기관은 평가 결과에 따라 우수, 보통, 부진으로 분류된다. 우수 기관은 경영 자율권 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기관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 직원 성과급이 추가로 지급되는 등 인센티브가 늘어나는 혜택이 있다.


보통 기관은 자율권을 1년 연장하되, 자율 경영 계획서를 재점검 받아야 한다. 부진 기관으로 선정되면 자율경영 계약에 의거해 자율권을 회수당하고, 기관장은 자진해서 물러나야 한다. 직원 성과급은 당연히 삭감된다. 자유에 책임이 수반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들 4개 기관은 2010년에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예산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4개 기관에 '우수' 등급을 부여했다. 다른 공기업보다 2~3배 높은 목표를 제시했음에도 좋은 등급을 받은 배경은 뭘까.


지역난방공사를 예로 들면 당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목표는 10%였다. 지난 5년간 평균이 7.3%인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달성하기에는 쉽지 않은 수치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목표치는 5년 평균 7.5%에서 2010년 5.3%를 부여받았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어야 했고, 직원들은 성과급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영진뿐 아니라 노조도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평가했다. 지역난방공사는 그 해 147억원의 예산을 절감했고 400여억원의 원가를 줄일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한국공항공사와 산업은행이 추가로 선정돼 모두 6개 기관이 경영 자율권을 부여받았다. 두 번째 성적표는 지난 7일 공개됐다. 일제히 85점 이상을 획득해 '우수' 등급으로 확정됐다.


경영평가단 최종원 단장은 "6개 기관이 자율권을 기반으로 기관별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공항과 산업은행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한국공항은 매출액 5000억원, 당기순이익 1000억원대를 첫 돌파했다.


산업은행은 1인당 영업이익에서 전년 대비 300% 증가한 5억6200만원을 기록했다. 4대 민간은행(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의 3배 수준이다. 인천공항은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7년 연속 1위를 달성했으며 가스공사는 LNG 프로젝트 투자 사업을 통해 전년 대비 38% 증가한 1억3400만달러의 배당 수익을 실현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금리 상한선을 선도적으로 인하(17%→12%)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원가 절감(465억원) 및 예산 절감(137억원)을 통해 열 요금 인상을 억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열 요금 추가 인상 요인 9.8%를 자체 흡수했다"며 "화성과 판교에 이어 파주 열병합발전소를 준공해 매출액을 전년 대비 38% 많은 1조9809억원으로 키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평가 결과에 따라 각 기관에 경영 자율권을 유지하고 내달 확정되는 기관 평가에서 1등급 범위 내에서 성과급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기관장은 임명권자에게 연임 건의된다. 특히 한국공항과 산업은행은 약정된 계약서에 따라 1인당 영업이익의 목표치 110%를 초과 달성해 임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100% 범위 내에서 추가 성과급이 지급될 예정이다.


AD

재정부 공공정책국 평가분석과 관계자는 "자율권이 경영진은 물론 직원들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해, 민간 및 해외 우수 기업과 적극적으로 경쟁해 혁신을 꾀하게 했다"며 "자율 책임 경영 체제를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업 자율경영 제도는 올해 지역난방공사, 가스공사, 인천공항, 한국공항 등 4개 기관에서 운영된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은 지난 1월 공공기관에서 제외됐다.




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