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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기관 체질 바꾼, '자율경영'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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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드릴테니 날아 보십시오
대신, 목표 못채우면 옷 벗으십시오" 했더니…
공공기관 경영 자율권 확대 사업 시행 3년차 성과는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공공기관에 '자유'와 '책임'을 함께 준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흔히 '철밥통'으로 비유되는 공기업의 수장에게 자율적으로 경영을 하도록 허용하되 목표를 정하게 하고 충족하지 못할 경우 '옷을 벗으라'고 하면 어떨까. 그다지 매력적인 제안은 아닐 것이다.

이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정부의 색다른 시도가 의외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시범적으로 시행 중인 '공공기관 경영 자율권 확대 사업' 얘기다. 대상 기관의 기관장에게 인력ㆍ조직ㆍ예산상의 자율권을 부여함과 동시에 자율에 상응한 도전적인 목표와 책임을 요구하는 맞춤형 관리 방식이다.


첫 해에는 한국지역난방공사한국가스공사기업은행ㆍ인천공항공사 등 4개 기관이 참여했다. 출범한 해에 총 15개 기관이 응모했지만 서울대 경영대 이창우 교수를 단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팀은 각 기관의 자율 경영 계획서를 토대로 최종 4곳만 엄선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원전 수출과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국책 사업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첫 성적표는 지난해 5월 공개됐다. 이들 기관은 평가 결과에 따라 우수, 보통, 부진으로 분류된다. 우수 기관은 경영 자율권 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기관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 직원 성과급이 추가로 지급되는 등 인센티브가 늘어나는 혜택이 있다.


보통 기관은 자율권을 1년 연장하되, 자율 경영 계획서를 재점검 받아야 한다. 부진 기관으로 선정되면 자율경영 계약에 의거해 자율권을 회수당하고, 기관장은 자진해서 물러나야 한다. 직원 성과급은 당연히 삭감된다. 자유에 책임이 수반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들 4개 기관은 2010년에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예산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4개 기관에 '우수' 등급을 부여했다. 다른 공기업보다 2~3배 높은 목표를 제시했음에도 좋은 등급을 받은 배경은 뭘까.


지역난방공사를 예로 들면 당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목표는 10%였다. 지난 5년간 평균이 7.3%인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달성하기에는 쉽지 않은 수치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목표치는 5년 평균 7.5%에서 2010년 5.3%를 부여받았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어야 했고, 직원들은 성과급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영진뿐 아니라 노조도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평가했다. 지역난방공사는 그 해 147억원의 예산을 절감했고 400여억원의 원가를 줄일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한국공항공사와 산업은행이 추가로 선정돼 모두 6개 기관이 경영 자율권을 부여받았다. 두 번째 성적표는 지난 7일 공개됐다. 일제히 85점 이상을 획득해 '우수' 등급으로 확정됐다.


경영평가단 최종원 단장은 "6개 기관이 자율권을 기반으로 기관별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공항과 산업은행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한국공항은 매출액 5000억원, 당기순이익 1000억원대를 첫 돌파했다.


산업은행은 1인당 영업이익에서 전년 대비 300% 증가한 5억6200만원을 기록했다. 4대 민간은행(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의 3배 수준이다. 인천공항은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7년 연속 1위를 달성했으며 가스공사는 LNG 프로젝트 투자 사업을 통해 전년 대비 38% 증가한 1억3400만달러의 배당 수익을 실현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금리 상한선을 선도적으로 인하(17%→12%)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원가 절감(465억원) 및 예산 절감(137억원)을 통해 열 요금 인상을 억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열 요금 추가 인상 요인 9.8%를 자체 흡수했다"며 "화성과 판교에 이어 파주 열병합발전소를 준공해 매출액을 전년 대비 38% 많은 1조9809억원으로 키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평가 결과에 따라 각 기관에 경영 자율권을 유지하고 내달 확정되는 기관 평가에서 1등급 범위 내에서 성과급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기관장은 임명권자에게 연임 건의된다. 특히 한국공항과 산업은행은 약정된 계약서에 따라 1인당 영업이익의 목표치 110%를 초과 달성해 임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100% 범위 내에서 추가 성과급이 지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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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공공정책국 평가분석과 관계자는 "자율권이 경영진은 물론 직원들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해, 민간 및 해외 우수 기업과 적극적으로 경쟁해 혁신을 꾀하게 했다"며 "자율 책임 경영 체제를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업 자율경영 제도는 올해 지역난방공사, 가스공사, 인천공항, 한국공항 등 4개 기관에서 운영된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은 지난 1월 공공기관에서 제외됐다.




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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