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이 제시했던 거국내각 구성 협상이 실패함에 따라 그리스의 정국 교착 상태가 2주째를 맞이하게 됐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초래할 수 있는 제2의 총선을 막기 위해 주요 정당들에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하면서 14일(현지시간) 오후 7시30분에 대통령 및 주요정당 대표들간의 회담을 제안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그리스의 국영 넷티비(NET TV)를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그리스 최대의 반(反)구제금융 정당인 시리자는 거국내각 구성 협상에 참여를 거부함으로써 거국내각 구성 협상을 교착상태로 몰고 갔다. 시리자의 당수인 알렉스 치프라스는 "자신 및 시리자당이 그리스 사회를 파괴하는데 동의해줄 것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시리자당은 그리스 국민들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총선 결과 1, 2, 3당들이 전부 정부 구성에 실패함에 따라 3개 정당이 연합해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데 주력하면서 정당 대표들간의 회담을 계속해왔다. 넷티비는 14일 저녁 대통령과 주요 정당 대표들간의 회담에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를 제외한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주당 대표,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포티스 쿠벨리스 민주좌파 대표가 이 모임에 참석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시리자로 거국내각 구성에는 실패했지만 신민주당, 사회당, 민주좌파로 구성된 연정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쿠벨리스 대표는 "거국내각을 구성하자는 자신의 제안이 이뤄지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말하는 등 정부 구성에 대한 태도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치뤄진 선거 이후 신민주당(108석), 사회당(41석)을 차지 두 정당만으로 정부 구성이 이뤄지지 않지만 민주좌파(19석)가 합류할 경우 과반의석을 넘길 수 있다.
이날 저녁에 이뤄지는 대통령과 정당대표간의 회담 결과에 따라 그리스의 제2의 총선 및 그리스 더 나아가 유럽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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