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탈퇴·디폴트 주장 '5스타 운동' 지지율 3위 기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이 치러진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도 지방선거가 시작됐다. 이탈리아 지방선거는 이틀간 이어져 7일 오후 3시에 끝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탈리아 지방선거가 유럽 전역에서 일고 있는 긴축정책에 대한 저항을 보여줄 것이라며 마리오 몬티 총리가 그동안 취해왔던 긴축안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지방선거에 참여하는 이탈리아 국민들은 900만명 이상으로 이탈리아 전체 유권자의 약 20%에 육박한다. 많지 않은 숫자이긴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가늠자인데다 지난해 11월 몬티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선거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 성장 정책을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이전까지 몬티 총리는 지난해 총리 취임 후 세금 인상, 연금 삭감, 노동 개혁 등을 통한 강력한 긴축정책을 취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높은 부동층 비율, 유로 탈퇴 및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주장하는 정당의 돌풍으로 강력한 긴축정책에 대한 반감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 중 38%가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않았거나 아예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높은 부동층 비율은 현재 취해지고 있는 긴축정책에 대한 지지층이 약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선거 첫날 투표율이 48.98%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전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시절 집권당이었던 자유국민당(PDL)의 지지율은 사회당(PD)에 근소하게 밀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베를루스코니 정권 당시 잇따른 스캔들과 경제정책 실패로 민심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베를루스코니의 주요 연합세력으로 지역주의 성향의 극우정당인 북부연맹과의 자유국민당의 동맹 관계도 지난해 깨졌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은 여론조사에서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유국민당과 사회당보다 더 주목받는 정당은 이탈리아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이끄는 '5스타 운동'이다. 5스타 운동은 여론조사에서 3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릴로는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와 부채에 대한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주장하고 있어 그의 선전은 현 체재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반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몬티 총리도 최근에는 긴축보다 성장을 중요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몬티 총리는 프랑스와 그리스 선거 결과가 알려진 6일 오후 "프랑스와 그리스의 선거 결과는 유럽 정책을 재고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좀더 효율적이고 성장에 기반한 통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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