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몬티, 성장 요구 목소리 높여..佛대통령 유력 올랑드와 한 목소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긴축'을 강조했던 독일과 프랑스의 연대가 붕괴되고 '성장'을 강조하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연대가 탄생하는 걸까.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긴축을 주장했던 일명 '매르코지' 연대의 붕괴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차기 프랑스 대통령으로 유력해진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와 함께 성장을 강조하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몬티 총리가 긴축에 역점을 둔 유로존 개혁 노력에 대한 비난을 강화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FT는 올랑드가 유럽 신 재정협약에 성장의 의미를 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로 다음 날 몬티가 성장 촉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신 재정협약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주도해 만든 매르코지의 대표작이다. 재정적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하는 국가에 불이익을 주는 내용을 뼈대로 한 긴축을 강조하고 있다.
FT는 몬티 총리가 이전에는 메르켈 독일 총리를 애써 비난하지 않기 위해 신중했다고 꼬집었다. 우회적으로 몬티 총리의 메르켈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를 전한 것이다. 이는 사르코지가 연임에 실패하면 동지를 잃은 메르켈의 목소리가 약해질 수 있고 때문에 몬티가 메르켈의 눈치를 덜 볼 수 있는 상황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몬티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경제정상회의에서 현재 긴축에 초점을 맞춘 개혁정책이 유럽 경제 위축시키고 있으며 더 깊은 이중침체로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예산 절제가 필요하지만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며 긴축과 함께 성장도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몬티는 또 현재 취해지고 있는 모든 구조개혁과 예산 정책이 성장을 창출하기보다는 디플레이션 측면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공투자가 반드시 유럽 경제를 더 나쁘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역설했다.
프랑스 대선 상황뿐 아니라 긴축을 추진했던 그리스 연립 정부의 의석 수가 내달 6일 총선에서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재정적자 감축을 추진한 마르크 뤼트 네덜란드 총리 내각이 총사퇴를 선언하는 등 긴축을 추진한 정부가 잇달아 무너지는 것도 성장을 강조하는 몬티 총리의 목소리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FT는 이날 회의에서 다른 참석자들도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헤르만 반 롬푀이 EU 집행위원회 의장은 6월 예정된 EU 정상회의에 앞서 비공식적 정상회의를 검토하고 있다며 성장 정책에 대한 논의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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