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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내비게이션' 혹했던 한 남자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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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충북 청주에 사는 A(35)씨는 얼마 전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공짜로 준다"는 말에 혹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안 그래도 내비게이션이 낡아 하나 구입하려던 참이어서 응했더니 다음날 판매원이 사무실로 곧바로 찾아왔고, '공짜'라는 말만 믿고 차 열쇠를 건네 줬다.

그런데 내비게이션 설치를 마친 후 판매원의 입에선 전혀 다른 말이 흘러 나왔다. 내비게이션 금액만큼 카드 포인트를 줄 테니 일단은 돈을 계좌로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아차 싶었던 A씨는 내비게이션 철거를 요구했지만 판매원은 '배 째라'는 식으로 응하지 않았다. 한창 실랑이 끝에 A씨는 판매원과 현금 10만 원에 합의를 보고 내비게이션을 물리는 데 성공했다. A씨는 그 후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나서야 전형적인 사기 판매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서울에 있다는 판매원이 다음날 청주까지 직접 찾아와서 내비게이션을 부착해주겠다고 해서 처음엔 참 친절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구매자에게 심적 부담을 주려는 수법이었다"며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는데 차에 부착된 전화 번호를 보고 알아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공짜'를 미끼로 고액의 내비게이션을 소비자에게 강매하는 사기 판매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김씨처럼 차량에 적힌 전화번호를 보고 내비게이션이 낡았거나 없는 차량 소유주들에게 전화를 걸어 '공짜'로 유혹한 뒤 내비게이션 가격 만큼 카드 포인트 또는 통신 요금 포인트를 지급할 테니 일단 계좌로 돈을 부쳐달라는 수법이다.


특히 이들이 판매한 내비게이션은 불량품이 많거나 실제 가격에 비해 두세배 비싸 받아 구매자들을 두 번 울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신용카드를 보여달라고 해 정보를 알아 낸 뒤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아 가로챈 사례도 있다.


한국소비자원도 최근 들어 내비게이션 구매자들의 피해 신고가 부쩍 늘어남에 따라 정확한 실태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한국소비자원 자동차팀 관계자는 "방문 판매업자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무상으로 내비게이션을 달아주겠다고 유혹한 뒤 300만~400만 원을 뜯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일단 공짜라는 말은 믿어선 안 되며 대부분 사기 판매로 전화를 받았을 때 잘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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