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200명 충원 예정, 도청 전체직원 중 167명 전출희망…각 부서당 1명...내포신도시 못가겠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청남도청 공무원 가운데 167명이 세종시 이전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연말 홍성예산의 내포신도시로 도청이 옮겨가기에 출퇴근이 먼 거리인 내포신도시보다 세종시가 낫다는 생각에서다.
충남도청 공무원노동조합(이하 공무원노조)이 지난 달 20일부터 4일 동안 도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세종특별자치시 전입희망자 전수 조사'를 벌인 결과 전 직원 중 167명이 세종시로의 전출을 희망했다.
이들 가운데 6급 공무원이 54명으로 가장 많았고, 7급 공무원이 49명으로 뒤를 이었다. 또 5급 이상 공무원은 34명이었고 8급 이하 공무원이 25명이었다. 소방직 공무원은 5명으로 가장 적었다.
세종시 전출을 희망하는 이유로는 출·퇴근이 쉽다는 답이 70명으로 가장 많이 나왔다. 도청의 대부분 공무원들이 대전에 터전을 잡고 있어 내포신도시로 출·퇴근 하는 것에 부담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32명은 세종시로 들어가는 연기군과 공주시에 집이 있거나 이곳이 고향인 경우였고 부모봉양과 부부합류 등을 이유로 제시한 공무원이 35명이었다. 나머지 30명은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전출 희망 이유를 들었다.
특히 34명으로 조사된 5급 이상 공무원들 중 20명은 출·퇴근이 쉽다는 이유를 들었으며, 그다음으로 연고지, 기타 등의 이유를 댔다. 교육문제를 거론한 공무원은 없었다.
5급 이상 공무원의 경우 자녀 대부분이 고등학교를 마쳐 교육문제가 전출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6급이나 7, 8급 공무원들은 출퇴근 문제에 이어 자녀 교육이 전출 이유로 많이 나왔다.
공무원노조가 이 같은 조사를 벌인 것은 지난 3월27일 초대 세종특별자치시장 선거전 후보 3명에게 정책질의 답변서를 요구했을 때 당시 유한식 후보자가 '연기군 공무원을 제외한 부족인원 충원은 당연히 충남도 공무원이 우선돼야한다'는 답을 한 것에 따라서다.
황인성 충남도청 공무원노조위원장은 “전출을 희망하는 공무원 중 절반에 가까운 70명이 출·퇴근의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미루어 정주여건 마련이 어려운데다 출·퇴근을 하기에는 거리가 멀어 내포신도시로의 이전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공개로 전수조사를 실시했지만 주변을 의식해 신청하지 못한 직원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출범준비단은 세종시 공무원 정원을 현재 연기군청 직원(600명)보다 200명 정도 늘어난 804명으로 잠정 확정했다. 군청 직원은 충남도와 공주시 등에서 충원한다. 시청 기구는 다른 광역자치단체 절반 수준인 4개 실(室)·국(局)으로 운영된다. 주요 보직가운데 부시장과 기획관리실장은 국가직 공무원이 차지한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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