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다시 300만주 자사주 매입..첫 매입일 상승출발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삼성생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향후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년째 이자부담에 허덕이고 있는 자사주 보유 직원들이 부담을 덜고 ‘본전’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생명은 23일 주가안정을 위해 3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이 덕분에 24일 9시5분 현재 주가는 2.56% 상승하며 한달여 만에 10만원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도 일제히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보고서를 쏟아냈지만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의 우리사주 물량 830만주와 주당 8만5000원에 취득한 CJ그룹의 보유지분 700만주가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승여력은 크지 않다”며 “공모가인 11만원 수준에서 우리사주 물량 등이 쏟아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지난 2010년 상장 당시 공모청약을 통해 주당 11만원에 888만주의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이다. 6200여명의 당시 직원이 1인당 평균 1억5000만원(1400주) 이상 투자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로 계산한 평가손실만 1인당 평균 1400만원을 넘는다. 당시 5%로 알려졌던 대출금리를 고려하면 1인당 평균 이자부담만 연 750만원에 달한다.
대박의 꿈에 부풀어 대출을 통해 공모주에 청약했던 직원들이 ‘주가부진’과 ‘이자부담’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한편 삼성생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6억원으로 44% 감소했다. 그러나 배당은 주당 2000원으로 결정, 배당성향이 40%에 달했다. 이에 따라 20.76%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의 최대주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30억원(세전기준)의 배당금을 손에 쥐게 됐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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