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메트로9호선 주식회사 정연국 사장이 오는 6월 16일 9호선 요금을 500원 인상하겠다고 공표한 데 대해 시민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 사장은 서울시가 요청한 청문회 소환에 대해서는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와의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다.
정연국 사장은 23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서울시와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채 오는 6월 16일 9호선 운임요금을 500원 인상하겠다는 것을 홈페이지와 지하철 역사에 공표한데 대해서는 시민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사장은 서울시가 지난 21일 '정연국 대표이사 해임요구 처분 예정 청문 통보서'를 팩스로 보낸데 대해서는 응하지 않기로 했다. 청문회는 내달 9일 오후 2시 서울시청 교통정책과에서 열릴 계획이다.
정 사장은 "청문회는 사장 해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 응할 수 없다"면서 "서울시와의 협상이 그동안 3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되지 않아, 만약 협상완료시점을 정한다면 협상에 응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청문회 자체는 해임요구처분 전 정 사장의 권리구제절차로 받아들이면 되는데, 자신들의 요구에 불리하다고해서 청문회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맞섰다.
또 윤 본부장은 "그동안 협상을 안했던 것도 아니고, 지난 2010년 11월부터 여덟 차례 협상을 진행해 왔고, 그 가운데 지난해 7월 5일부터 지난 2월 25일까지는 대중교통요금인상 시기에 맞춰 협상이 중단된 상황이 있긴 했다"면서 "그 이후 3월 27일부터 다시 협상안을 제시했다"고 해명했다.
윤 본부장에 따르면 지난 2005년에 작성된 9호선 관련 협약서 내용에는 주주들이 취할 사업수익률을 8.9%나 보장하기로 돼 있고, 차입부채이자율도 7.2~15%로 시민부담이 매우 커 서울시는 이를 조정해 주주 실질 사업수익률을 5%로, 차입부채 이자율은 시가 지급 보증해 4.3%로 낮추는 방향으로 협상안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 사장 해임과 함께 지하철 9호선을 직접 매수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양측의 귀책사유에 따라 매입금액에 차이가 있으나 대략 5000억~9000억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09년 7월 개통한 9호선은 민간투자사업(BOT) 방식으로 건설됐다. 시설물에 대한 자산은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고 시행사인 9호선 주식회사는 30년간 한시로 관리운영하기로 했다. 서울메트로9호선의 주주는 로템, 맥쿼리한국인프라, 신한은행, 현대건설 등 14개 회사다. 1대주주와 2대주주는 로템과 맥쿼리한국인프라로 지분의 각각 25%, 24.5%를 가지고 있다. 운영은 프랑스의 세계적 기업인 베올리아(VEOLIA Transport RAPT)사가 맡고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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