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故이병철 삼성 창업주 자녀들의 상속권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한 푼도 못 주겠다”고 소송전을 둘러싼 심경을 밝힌 가운데 소송을 낸 장남 이맹희, 차녀 이숙희씨가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장남 이맹희씨는 23일 이 회장 발언과 관련 “어린애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몹시 당황했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차녀 이숙희씨 또한 “명색이 자신의 형과 누나인 우리를 상대로 한 말로서는 막말 수준”이라며 “나는 한 푼도 상속재산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출근길에 “선대 회장 때 이미 다 분재가 됐고, 각자 다 돈을 갖고 CJ 역시 재산을 갖고 있는데 삼성이 너무 크다 보니까 욕심이 좀 나는 것 같다. 헌법재판소까지 가더라도 지금 생각 같아서는 끝까지 소송에 나서겠다”며 "한 푼도 못 주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한 푼도 못 주겠다”발언과 관련 이맹희씨는 “(이 회장은)현재까지 형제지간에 불화만 가중시켜왔고, 늘 자기 욕심만 챙겨왔다”며 이 회장의 차명재산 문제까지 거론해가며 “탐욕이 이 소송을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숙희씨 또한 “이 회장의 재산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 이 회장이 25년간 숨겨왔던 내 자산을 되찾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이 CJ를 배후로 지목하며 돈이 아닌 삼성의 경영권을 노린 소송으로 언급한 데 대해 이맹희씨는 “삼성을 노리고 이런 소송을 하는 것이 아니며, 진실을 밝혀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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