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률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중인 김 총재는 18일(현지시간) 뉴욕 소재 아시아 소사이어티(Asia Society) 본부에서 진행한 '신흥아시아의 부상과 세계경제 회복' 강연에서 "한국 경제는 앞으로도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출산율 하락과 인구 고령화 등으로 성장률이 점차 하락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도 한국경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대 중반 수준의 성장을 보일 전망"이라며 "다만 성장경로에 있어서 유가상승 압력과 유로지역 재정위기 전염 가능성 등 해외 위험 요인의 영향을 감안할 때 당분간 하방리스크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어 "세계경제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60년에 12.5%였으나 1980년 19.8%, 2011년 27.4%로 크게 증가하는 등 아시아는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며 "그러나 아시아 신흥국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수요 활성화에 기초한 성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 김 총재는 "양국에 경제적 편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FTA를 통해 한국은 관세율 인하 등을 통해 대(對)미 수출 모멘텀 유지에 도움이 되고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 시장으로의 접근성이 높아지는 등 서로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마지막으로 "글로벌 위기가 아시아로 전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G20회의와 같은 범세계적 모임을 활성화해 세계경제의 장기적 안정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금융자원이 아시아 신흥국의 사회기반시설 구축 등 보다 생산성 높은 부문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글로벌 차원의 정책수단 개발과 금융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는 미국과 아시아 간 우호증진을 목적으로 1956년 설립된 비영리재단이다. 김 총재의 이날 강연에는 현지에서 재계와 금융계, 언론계에서 100여명이 참가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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