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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心을 잡아라'…박근혜 측근 경쟁 치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53초

# 정치권에선 최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후임으로 김기용 경찰청 차장이 내정된 인사를 두고 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당초 청와대가 유력하게 검토하던 이강덕 서울경찰청장 카드가 막판에 바뀐 것은 박근혜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음을 시사한다는 것.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고향이 포항인 이 서울청장을 기용하기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강하게 나왔다"며 "당에서 특히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와 친박계 간에 경찰청장 후임인사를 놓고 상당한 물밑 대화가 오갔다. 경찰청장 인사에 박근혜 위원장의 의중이 깊숙이 개입했음을 드러내는 에피소드다.


확실한 권력 후보 '朴心 잡기'…대선 이후 '자리'위해 너도나도 돕겠다 나서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4·11 총선 이후 여권 내 권력의 균형추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급속하게 기울어지고 있다.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후 '박근혜 대세론'에 힘이 실리자 친박계 내부에서조차 측근 경쟁이 불 붙는 분위기다. 관가와 재계도 박 위원장에게 선을 대기 위해 인맥과 학맥, 혈연 등 모든 라인을 총 동원하고 있다.


미래권력인 박 위원장과의 거리는 대선 이후 '자리'와 직결된다. 박 위원장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측근들은 청와대나 행정부처 등에서 중요한 역할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너도나도 대선을 돕겠다고 나서는 것도 바로 이런 점이 작용한 것이다.

5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1차전이 될 전망이다. 차기 당 지도부가 구성을 놓고 어느 쪽이 기선을 제압하느냐에 따라 대선캠프의 주도권을 쥘 수 있어서다. TK(대구경북) 그룹과 비TK 그룹이 합종연횡을 통해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朴心을 잡아라'…박근혜 측근 경쟁 치열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경환, 유승민, 김재원, 신동철, 이정현 서병수, 강창희, 김무성(호칭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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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놓고 수도권-TK 연합 VS 비TK 그룹 신경전 치열


현재로서는 수도권과 TK 그룹이 연합을 통해 비TK 그룹의 견제론을 차단하는 분위기다. TK 그룹은 수도권 출신이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수도권 대표론'을 내세우면서 자신들은 박 위원장의 대선에 일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집안살림은 친박 본류인 TK가 차지하는게 적절하다며 'TK 원내대표론'을 내세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하고 있다.


TK 그룹에는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도 박 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의 경제통으로 알려졌다. 재선에 성공한 김재원 당선자는 박 위원장의 '보이지 않는 집사역할'을 한다. 신동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2007년 대선 캠프 때부터 뛰어난 정무감각을 바탕으로 '책사' 역할을 하고 있다.


비TK 그룹은 벌써부터 "박 위원장과 겹치는 TK 출신이 전면에 나서면 안된다"는 'TK 견제론'을 펴고 있다. 충청 출신과 PK(부산경남) 출신이 당권을 잡아야 대권 가도에 탄력을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천 후폭풍을 잠재운 김무성 의원이 적임이라는 의견도 비TK 그룹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비TK 그룹에는 김무성 의원이 최근 박 위원장과의 '정치적 화해'를 이루면서 자리를 잡고 있다. '친박 6선'의 강창희 당선자는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당 대표에 거론되고 있다. 친박의 좌장 역할을 해온 홍사덕 의원의 낙선으로 생긴 PK지역의 공백은 서병수 의원이 채우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의미 있는 패배'를 거둔 이정현 의원도 최고위원이나 대변인으로 임명돼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관가·재계, 정보라인 총동원 '인맥심기'


총선 이후 관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총선에서 박 위원장이 활약하면서 대권에 한걸음 다가서자 박 위원장의 측근 인사들과 선을 대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일부 행정부처의 고위직 공무원들은 풍부한 행정경험을 내세우면서 대선 캠프에 합류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긴장하면서도 정보라인을 총동원해 '인맥심기'에 나섰다. 이들은 박 위원장의 핵심 참모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인사들까지 파악해가면서 미래 권력에 다가서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핵심 인물의 중고등학교나 군부대까지 파악해 기업 내 관계 인물들을 여의도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


새누리당 사무처의 한 당직자는 이 같은 분위기를 두고 "과거 이회창 캠프 때보다도 권력 쏠림 현상이 심하다"며 "벌써부터 대선 캠프를 차린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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