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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수수료 '꼼수' 실적쇼크로 부메랑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3초

3Q 유관기관 수수료면제로 챙긴 이익 때문에 4Q 순익 급감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지난해 11~12월 유관기관 수수료 면제분을 온전히 자사 수익으로 잡는 꼼수를 부렸던 키움증권이 불과 3개월여 만에 거센 역풍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1 사업연도 4분기(1~3월)에 전분기 대비 순이익이 100억원가량 감소한 ‘어닝쇼크’에 처할 것이란 예상이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4분기에 매출액 842억원, 순이익 32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전분기 대비 매출은 13% 줄었지만 순이익은 무려 24%나 감소한 수치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키움증권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35%나 줄어든 27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전 분기 ‘꼼수’로 최대 순익을 달성한 것이 부메랑처럼 실적쇼크를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다른 대형사들이 유관기관 수수료 면제분 만큼의 투자자 수수료를 모두 인하했던 것과 달리 키움증권은 업계 최저수수료 제공을 이유로 추가 인하조치를 취하지 않아 3분기에 타 증권사 대비 돋보이는 실적을 올렸던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키움증권이 약 80억원의 순익을 챙겼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기존에 주식 및 파생상품(선물옵션)을 거래할 때 투자자들의 수수료에서 자동으로 징수되던 0.00462%의 수수료를 11월부터 두 달 동안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및 회원사 등 시장참가자들의 거래비용 줄이기 위해’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우, 삼성, 우리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일제히 주식 및 파생상품 거래 수수료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유관기관수수료 면제분만큼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키움증권이 수수료를 안내린 것은 수수료 수익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자산관리 부문 등에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가지고 있는 다른 대형사들과 달리 주식 위탁매매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만큼 상대적으로 이를 포기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증권사들의 전체 매출액에서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3분기 누적 11.3%에 불과했지만 키움증권은 수수료로 전체 매출의 41%를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 유관기관의 고위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손해를 보면서 최저수수료를 유지한 것도 아닌데 업계의 대승적 차원을 온전히 회사 수익으로 돌린 것은 일종의 모럴 해저드”라고 지적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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