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중소기업 10곳 가운데 5곳 이상이 원자재가격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대기업 납품기업 200여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이와 같았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84.3%는 '지난해 보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고 답했다. 평균 상승률은 14.4%로 나타났다.
원자재가격 인상분이 올해 납품단가에 반영되고 있는지 물었더니, 56.2%가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일부 반영되고 있다'고 한 업체는 33.3%였으며, '모두 반영되고 있다'는 비율은 10.5%에 그쳤다.
원자재가격 인상분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 기업의 절반 이상(53.%)은 납품단가 조정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납품단가 조정신청을 한 기업 중 대부분(90.9%)은 거래 모기업에 직접 신청해, 협동조합을 통해 신청한 기업은 9.1%에 불과했다.
또 협동조합을 통한 납품단가 조정협의신청제도에 대해 75.4%가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모기업과의 거래단절 우려'(42.2%), '조정결과의 이행 강제력이 없어서'(16.9%), '대기업의 참여의지가 낮아서'(14.5%) 등의 의견이 나왔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52.8%가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납품단가 조정거부시 처벌규정 강화'(39.1%), '협동조합에 협상권 부여'(34.2%) 등의 순이었다.
조유현 정책개발본부장은 "지난 2년간 동반성장이 우리사회의 화두였음에도 불구하고 납품단가 현실화 부분에서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면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등 제도개선 뿐만 아니라, 정부와 대기업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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