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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달이다]하루에 30잔…茶에 미친 '이 사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5초

-김종태 티젠 대표
-차도남...茶에 대해 道를 통달한 남자
-30년 해외서 연구 “녹차에 미쳤었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1986년에 차(茶) 공부하다고 멋모르고 스리랑카에 갔다가 폭탄 테러가 일어나는 바람에 장가도 못가보고 죽는 줄 알았어요. 중국 고산지대의 녹차 밭에서 침낭 하나 깔고 자다가 벌레에 물려 주먹만한 혹이 생기기도 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1년 365일 중 1/3 이상을 서울 집과 떨어진 제주도에서 살았죠."

[나는 유·달이다]하루에 30잔…茶에 미친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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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태(51) 티젠 대표는 스스로 "거의 미쳤었다"라는 표현으로 차에 대한 애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티젠은 올해 창립 11주년을 맞는 차 전문기업이다. 대용량 현미녹차를 업계 처음으로 선보였고, 이후 메밀차ㆍ탈카페인 보이차ㆍ가루녹차ㆍ홍차라떼 등을 출시하며 국내에서 차 대 중화에 앞장섰다. 현재 대형마트ㆍ편의점 등에서 티젠의 제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1983년 태평양 중앙연구소에 입사한 이후 지난 30년간 대만, 스리랑카, 중국 등의 차 연구소에서 공부하며 국내에 차를 널리 전파했다. 그야말로 '차도남'(차(茶)에 대해서라면 도를 통달한 남자)인 셈이다.


2000년에 티젠을 설립한 이후에는 차 잎을 소독하는 기계를 다루다가 손가락 살점이 간당간당 떨어져나갈 정도로 다친 적도 있었다. 살점이 너덜너널 헤져 뚝뚝 흘리는 피를 대충 감싸고 향한 곳은 병원이 아니라 회의실이었다. 녹차 사업과 관련해 그날 만나야할 주요 인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손톱이 뭉개질 정도로 심한 부상이었지만 미팅을 미룰 수는 없었다. 그만큼 '차'에 대해서라면 지독히 매달렸다. 해외 출장 갈 때는 시간효율성을 위해 매번 밤 비행기를 탄다. 오고가는 시간은 비행기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유럽 출장도 1박 3일이면 충분하다.


김 대표 자신도 이토록 차에 중독될 줄은 몰랐다. 태평양에 입사해 처음 차를 접했던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차 맛이 마치 시래기 삶은 물처럼 느껴져서 몰래 뱉어내곤 했다"며 "그 떫고 맛없는 걸 왜 마시나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음미할수록 깊고 고운 맛이 나는 차에 점차 빠져들게 됐다. 특히 몸이 가뿐하고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어 지금은 하루에 30잔씩 마실 정도로 마니아가 됐다.


김 대표가 차 전도사가 된 것은 이 때부터다. 그는 "한국인 입맛은 볶거나 태운 구수한 맛과 향에 익숙해있다"며 "풋내나고 떫은 맛에는 이질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차는 격식있고 예의를 차려야하는 자리에서나 마셔야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는 것도 한 몫한다"며 "한국인 입맛에 맞는 다양한 차를 개발하는 한편 개별포장 등으로 언제 어디 서든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기능성 차에 주목해 새로운 차를 개발ㆍ출시하고 있다. 다이어트에 좋은 마테차, 허브로 만든 커피대용차 허브카페믹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타타린 메밀차, 든든한 한 끼를 채워 주는 곡물라떼 등이 대표적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홍차의 경우 20티백 한 상자에 3500원대다. 똑같은 수입산 홍차가 2만원대인 것에 비하면 1/8 수준에 불과하다.


"제 나이에 맞지 않게 피부가 맑고 어려보이지 않나요?" 김 대표는 "차를 많이 마신 덕분"이라고 껄껄 웃으며 "티젠이 국내를 넘어 250개국에 수출될 때까지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차(茶) 지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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