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김종일 기자]4.11총선을 일주일 앞둔 4일 전국의 판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선거 초반부터 초박빙 구도였던 판세는 국무총리실의 불법사찰 파문이 선거판을 뒤흔들면서 경합지역이 더 늘어나는 추세다. 여야 모두 선거당일 투표소로 향하는 지지층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이번 총선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60~70곳이 승패 좌우 =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전국 60~70곳에서 여야간 초경합 승부를 겨루고 있다. 일주일 전 50곳에서 10~20곳이 늘어난 것이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파문이 확산, 각 당의 지지층 결집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무응답층이 줄어든 까닭이다. 여야 모두 상대편 지지층 결집을 우려해 목표 의석수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지만, 새누리당의 경우 '120+알파'를, 민주당은 '130석'을 바라보고 있다.
가장 많은 의석수가 달린 경기도의 경우(52개) 경합지역은 20여곳이 달한다. 역대 선거마다 '대세론 쏠림 현상'이 벌어졌던 인천과 강원, 충청도의 표심도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여야는 세 개 지역 모두 반타작을 기대하고 있다. 여야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은 각각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다만 18석이 걸린 부산의 경우 5곳이 경합 지역으로 분류된다. 나머지 13곳 중 사상구(문재인)와 사하을(조경태)를 제외한 지역은 새누리당이 앞서고 있다. 광주의 경우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선전하고 있어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수도권의 절반 이상을 경합지역으로 봐야한다"며 "예년과 다르게 격전지가 많아 약간의 바람에도 우세 후보가 바뀌는 현상으로 경합지역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민간인 사찰 파문의 영향력에 대해선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울에선 야당이 1~2% 지지율이 상승했다"면서도 "전국적으로는 야당 지지율이 1~2% 하락하는 역풍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경합지역 30~35곳 =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은 48개 지역구 중 30여개 지역이 경합 중이다. 새누리당는 강남3구와 동작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통합민주당의 경우에도 광진을(추미애)과 도동갑(인재근), 마포을(정청래), 구로을(박영선, 금천(이목희) 등 5곳만 우세지역으로 꼽고 있다. 영등포갑(김영주)과 동작갑(전병헌) 등 최근 여론조사에서 큰 격차로 앞선 곳을 포함하면 7개 정도다.
특히 여야 모두 백중우세지역으로 꼽았던 지역들이 선거운동이 중반을 넘기면서 예측불허의 격전지로 변했다. 영등포을의 경우 터주대감인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앞서다 최근 신경민 민주당 후보의 무서운 추격세로 경합지역으로 변했다. 도봉을 경우에도 새누리당 현역의원인 김선동 후보가 앞섰지만, 유인태 통합민주당 후보의 추격으로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초반 박빙구도에서 한 쪽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지역도 있다. 지난 달 은평을의 경우 새누리당 이재오 후보와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가 박빙 구도였지만 최근 이 후보가 큰 격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의 경우 지난 달 초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조순용 후보가 우세했지만, 지난 2일 방송3사 여론조사 결과 진영 새누리당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지연진 기자 gyj@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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