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특허 이용한 소송 남발 여부 조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모토로라 모빌리티 홀딩스에 대해 EU 경쟁법 위배 여부와 관련해 두 가지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3일(현지시간)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특허 라이선싱 문제와 관련해 EU로부터 조사를 받게 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번 EU 집행위의 조사 착수는 그동안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모토로라가 특허권 소송을 남발해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있다며 모토로라를 제소한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EU의 이번 조사는 모토로라가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수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표준 특허'를 무기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것이다.
유럽통신표준연구소(ETSI)는 표준 특허를 보유한 회사는 이른바 '프랜드' 방식으로 특허 기술을 누구에게나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프랜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을 줄인 말로, 특허권이 없는 업체가 표준 특허를 이용해 우선 제품을 만든 다음 나중에 특허 기술 사용료를 낼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표준특허를 보유한 업체가 이를 무기로 무리한 로열티를 요구해 경쟁사의 제품 생산이나 시장 진입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약자 보호 제도다.
EU 집행위는 성명을 통해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표준 특허를 근거로 애플과 MS의 아이폰, 아이패드, 윈도우, 엑스박스 제품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EU 경쟁법을 위배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EU 집행위는 이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유사한 형태의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지난해 구글에 인수됐다.
구글의 알 버니 대변인은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가 아직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EU의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겨냥한 특허 소송 등을 포함해 특허권 남용에 대해 오랫동안 우려해왔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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