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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방화벽 확대..IMF 재원 확대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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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내달 IMF 연차 총회서 방화벽 확대 논의할듯
브릭스, IMF 개혁 요구 만만치 않을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연합(EU)이 지난 주말 유럽 자체 방화벽 규모를 확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주요 20개국(G20)은 IMF 재원 확대에 앞서 유럽이 먼저 자체 방화벽 규모를 확대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일단 EU는 방화벽 확대로 다른 국가들에 IMF 재원 확충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구실을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G20 내에서 목소리가 커진 브릭스 국가들이 발언권 확대를 주장하며 IMF 개혁을 먼저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IMF 재원 확충 논의가 매끄럽게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IMF는 6000달러(약 677조2800억원)의 재원을 추가 확충하려 들고 있다.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은 다음 달 22일(현지시간) 시작되는 IMF 연차총회에서 IMF 재원 확충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관계자들은 유럽이 자체 방화벽 규모를 확대하기로 결정했으니 G20 국가들도 IMF 재원 확충에 합의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U 재무장관들은 지난달 30일 현 EU 순회 의장국인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방화벽 규모 확대에 합의했다. 이미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에 지원된 구제금융 자금까지 포함해 방화벽 규모를 8000억유로(약 1205조2400억원)로 확대하자는 게 뼈대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덴마크 경제장관은 "IMF가 세계경제에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재원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EU가 방화벽 규모를 확충키로 합의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달 IMF 총회가 재원 확충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4월에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스타거는 또 "IMF 재원 확충은 모든 국가들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대부분 초점이 유럽에 맞춰져 있지만 다른 국가들도 금융위기에 취약해져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사무총장도 EU가 방화벽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IMF 재원 확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이미 IMF 재원 확대 차원에서 1500억유로를 추가로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중국·일본도 IMF 기부금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럽이 경제위기 대처 조치들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보상 없이는 IMF 재원 확충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제4차 정상회의를 가졌던 브릭스 국가들은 IMF 내에서 자신들에 더 많은 발언권이 주어진 후 IMF 재원 확대를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IMF 개혁을 원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이번에 합의가 이뤄진 방화벽 규모가 당초 EU 집행위원회에서 목표로 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변수가 될 듯하다. G20 국가들이 이번에 늘리기로 합의한 방화벽 규모가 충분치 못하다며 꼬투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EU 집행위원회는 방화벽 규모를 1조유로까지 늘릴 계획이었으나 독일을 중심으로 핀란드·네덜란드·에스토니아·슬로베니아가 대규모 확대에 반발하면서 적당한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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