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하영구 행장의 부자마케팅 전략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에서 바라보는 부자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씨티은행이 신흥 부유층을 새롭게 설정했다. 이 은행은 향후 신흥부유층의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그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향후 10년 내 VIP들의 1등 주거래은행으로서 위상을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200주년을 맞이한 씨티은행이 새롭게 규정한 신흥부유층의 기준과 그들을 위한 금융권의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전략적 고객층으로 설정한 금융자산 2000만원 이상의 신흥부유층 고객은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35%에 달하는 고객층으로 이들을 위한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 향후 10년 내 한국 1등 주거래 은행이 될 것입니다.”
기자간담회를 안 하기로 유명한 씨티은행이 지난달 20일 모처럼의 공식적인 자리를 만들었다. 주제는 ‘신흥부유층 고객을 위한 한국씨티은행의 전략’이었다. 조사 내용은 씨티은행 아태지역본부 주도아래에 한국을 포함한 홍콩, 대만,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6개 국가의 고객 8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실시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씨티은행이 제시한 ‘신흥부유층’의 기준은 금융자산 2000만원 이상으로 연소득 2500만~7500만원에 해당하는 부류이다. 아시아 전체에는 이런 신흥부유층이 약 5억 명 가량이 존재하며 이들이 각국에서 창출하는 수익은 매년 8~15%씩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 신흥부유층은 약 1100만 명으로 전체 성인인구의 35%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거래 은행은 많지만 뱅킹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으며, 1인당 거래은행이 평균 3~4개, 거래금융기관은 5~7개 정도인 것이 특징이다. 이들 중 약 70%의 고객은 거래은행 1개 이상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답변했을 정도로 이들은 자신의 자신을 지키고 늘리는데 현행 은행 서비스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다니엘 바라놉스키(Daniel Baranowski) Asian Pacific Region Head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아시아 국가 신흥부유층에 공통점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들은 빨리 많은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최고의 온라인 서비스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신흥부유층 대다수는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보고, 휴대전화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뱅킹을 선호한다. 단순히 인터넷 뱅킹을 통한 금융 거래 외에 여러 다른 대체 채널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아시아의 신흥부유층들을 은행으로부터 더 많은 편의, 최고의 디지털 뱅킹 서비스, 수준 높고 개인적인 금융상담, 글로벌 뱅킹 서비스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의 고객의 80%는 줄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는 은행을 원한다고 답했으며, 78%는 최고의 온라인 서비슬 갖춘 은행을 원한다고 답했다. 또한 65%는 미래를 대비해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되는 은행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주목할 만 한 점은 한국의 신흥부유층들은 다른 국가의 신흥부유층에 비해 미래의 자산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 부분에 대해 은행의 조력자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나의 미래 재정상태에 대해 매우 걱정한다’는 설문에 대해 한국은 67%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해 아시아 평균 47%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은행이 나의 미래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설문에 대해서도 한국은 69%로 아시아 평균 65%보다 높게 응답했다.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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