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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물가 잡으려면 官·民·기업 소통부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7초

[뷰앤비전]물가 잡으려면 官·民·기업 소통부터 이주태 수입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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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취업포털이 직장인에게 조사한 결과 평균 점심값이 6007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봤다. 가장 즐거워야 할 점심시간에 맛이나 서비스보다는 가격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는 응답자가 84%로 가장 많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물가 상승은 이뿐만이 아니다.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지하철ㆍ버스 등 대중교통요금, 전기ㆍ가스ㆍ상수도요금 등의 생활물가가 일제히 올랐다. 기름값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과일값과 채솟값도 폭등했다. 봄 이사철이 가까워오며 전셋값도 들썩이는 모양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것처럼 보일 뿐이다. 일반 국민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게 현실이다.


정부는 올해 최우선 국정과제를 물가안정으로 정하고 연초부터 물가안정 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물가관리 전담조직을 설치하도록 하는가 하면 물가안정실적을 평가해 각 지자체 예산 배정에 반영하게끔 했다. 물가안정 모범업소(착한가게)엔 대출금리ㆍ보증수수료 감면,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우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한다.

또 관세청은 수입 신고 지연 가산세 대상 품목을 확대해 수입물품의 신속한 통관을 유도하고, 의류ㆍ신발ㆍ유아용품 등 국민생활에 밀접한 품목을 위주로 병행수입대상물품을 확대하는 한편 병행수입물품 통관인증제를 도입하는 등 관세행정 개선을 통한 물가안정 방안을 내놨다.


지난해 7월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유럽에서 들여오는 식품, 침구류, 주방용품 등의 가격이 떨어지고 대유럽 매출이 늘어나는 FTA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15일 발효된 한ㆍ미 FTA도 최근 내놓은 어떤 물가안정 정책보다 빠르게 피부에 와 닿고 있다.


당장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오렌지 5개 묶음 가격이 5800원에서 4200원으로 인하됐다. 최근 국내산 과일가격이 폭등해 오렌지 소비량이 증가하던 터라 소비자의 체감 지수는 클 수밖에 없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과 맺은 FTA는 분명 물가안정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기관에서는 FTA 발효 이후 관세인하 효과가 실제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소비자단체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효와 동시에 관세인하 혜택을 받는 품목들이 하루아침에 가격을 내리긴 어렵다.


수입업체들도 관세인하 혜택을 받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해외 공급업체의 원산지인증서류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FTA 효과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에 손해를 감수하도록 하면서까지 가격인하를 종용할 순 없다. 우선 정부가 나서서 FTA 상대국 정부와 협력해 기업들이 원산지증명서와 관련 서류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생산자, 유통업체, 최종판매자가 동시에 가격을 인하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공급단계부터 가격을 인하해 물가안정에 기여한 모범 수입업체에 대출조건 완화 및 금리혜택, 수입절차간소화 등 기업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와 소비자단체, 수입업체, 유통업체 간에 대화가 필요하다.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자주 모여 서로의 입장을 먼저 들어보고, 이해하고,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




이주태 한국수입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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