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기소청탁 혐의를 받고 있는 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이 23일 경찰에 출석했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로부터 허위사실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를 당한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피고소인 자격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나 전 의원은 주 기자가 지난해 10월 남편인 김재호 서울 동부지법 부장판사가 나 전 의원을 비난한 네티즌을 기소해 달라고 검찰에 청탁을 했다고 폭로하자, 그를 허위사실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주 기자는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었다.
경찰은 2006년 초 남편인 김 판사를 통해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에게 김모씨를 기소해 달라고 청탁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박 검사는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기소 청탁 사실을 밝혔다. 그는 김 판사가 전화를 걸어와 "나 의원이 고소한 사건이 있는데, 노사모 회원인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로 인터넷에 글을 올려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사건을 빨리 기소해달라. 기소만 해주면 내가 여기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나 전 의원을 상대로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 '나는 꼼수다' 출연진이 기소청탁 의혹을 제기했을 때 선대위 차원에서 청탁이 없었다는 언론 발표문이 나오게 된 경위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대위 관계자에게 청탁이 없었다는 발표문을 내도록 지시하거나 공모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물어볼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김 판사에게 2차례, 나 전 의원에게 1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두 사람 모두 불응해 왔다. 오는 27일 출석하라고 경찰로부터 재차 요구를 받았던 나 전 의원은 23일 오전 경찰에 전화를 걸어 출석 의사를 밝혔다.
한편 경찰은 김 판사에게 보낸 3차 출석 요구서를 통해 오는 26일에 경찰 출석을 요구했지만, 출석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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