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지난해 사법 및 입법 고위공직자들의 60%가 재산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침체로 재산 증가자의 수와 증가액은 예년에 못 미쳤다. 특히 고위법관은 재산총액이 감소한 사람이 증가한 사람보다 많았다.
25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직 재산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입법 및 사법 공개 대상자 총 2003명 중 61.3%인 1227명이 지난해 재산증식에 성공했다. 약 70%가 재산이 늘어났던 전년도에 비해 다소 감소한 수치다.
국가 정무직, 고위공무원단가등급, 공직유관단체장, 기초·광역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의원, 시·도교육감 등 행정부 1844명의 평균 신고재산은 11억8200만원이다. 재산 증가액은 전년도 4000만원에 못 미친 200만원 증가에 그쳤다.
공개대상자의 10명 중 6명은 재산이 10억원 미만으로 그중 1억원 이상~5억원 미만인 경우가 26.9%(496명)로 가장 많았다. 10억원 이상~20억원 미만이 443명으로 24%를, 20억원 이상~50억원 미만은 232명, 12.6%를 차지했다. 50억원 이상도 51명(2.8%)이나 됐다.
공개대상자의 재산 중 본인소유의 평균 재산은 6억7700만원이고, 배우자는 3억9300만원, 직계 존·비속은 1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자이드 국제환경상' 상금 수령으로 재산이 전년도보다 3억원 늘어 총 57억9967만원을 신고했다. 김황식 국무총리의 재산은 5933만원 증가한 11억8050만원이다.
국무위원 17명의 평균 재산은 16억2600만원이다. 전체 고위공직자 평균치보다 4억원 이상 많은 수치다. 장관 중에서는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33억4739만원으로 가장 재산을 많이 보유했고,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6억4600만원으로 가장 적은 재산을 신고했다.
사법·행정 고위직 중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사람은 총 309억6968만원을 보유한 전혜경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이다. 그러나 금융파생상품 투자손실로 전년도에 비해 재산이 22억6500만원 줄었다.
사법부에서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 고위법관과 헌법재판관 등 159명 가운데 50.3%인 80명의 재산이 늘었다. 그러나 고위법관 중 재산총액이 줄어든 사람은 74명으로 증가한 사람(73명)보다 많았고, 재산평균도 588만원 감소했다. 최상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139억217만원으로 사법부 재산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첫 재산을 공개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선거비용보전금 등으로 채무 일부를 상환해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재보궐선거 당선 직후 마이너스 36억148억원에서 그해 12월 말에는 마이너스 3억1057만원으로 부채가 줄었다.
16명의 광역단체장 중 재산 1위는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으로 39억9200만원으로 집계됐다.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재산은 7800만원으로 박원순 시장 다음으로 재산이 적었다.
위원회는 급여저축 증가와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으로 재산이 늘어난 경우가 많았으며, 재산감소 요인으로는 주식 시장 침체를 꼽았다. 또 부동산 중에서도 수도권 지역에 아파트와 건물, 상가 등을 보유한 공직자는 시장 침체로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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