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4ㆍ11 총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와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대권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 무대에서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장 정치색이 뚜렷해지는 선거의 계절에 오히려 안 원장이 가장 비정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안 원장은 27일 서울대 총학생회 '축제를 하는 사람들'이 주최하는 '소통과 공감' 행사에 참여해 강연자로 나선다. 여기서 안 원장은 청년들의 고민에 대해 강연하고 학생들의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총선을 앞두고 구체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까지는 정치참여에 대한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안 원장은 총선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특정 정당을 지원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행보는 '보수와 진보'가 아닌 '상식과 비상식'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세상을 보는 안 원장의 행태를 봤을 때 익히 예상됐던 점이다. 안 원장이 총선 정국에서 그동안 보수진영에서 관심을 가졌던 탈북자 북송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진보진영에서 주력하고 있는 방송사 파업에 대한 지지 동영상을 보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대권 도전을 놓고 기로에 선 안 원장으로서는 당장 총선 정국에서 야권을 지원할 경우 본격적인 정치참여에 대한 압박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안 원장은 현재 여야 구도로 짜여진 정치권에 합류하기 보다는 최대한 보수와 진보 진영을 아우르며 외연을 넓히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여전히 안 원장의 총선 막판 '등판' 가능성도 남아 있다. 어느 시점이 될지 그 파괴력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지만 대체로 총선 막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원장은 지난해 10ㆍ26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당시 박원순 후보가 수세에 몰리자 선거 이틀 전에 지지내용을 담은 편지를 전달하는 형태로 박 후보를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이와는 별개로 야권연대의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주통합당 쪽에서는 안 원장에게 비례대표를 제안하는 등 계속해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을 통해 안 원장에게 비례대표 1번을 제안했지만, 안 원장은 "아직 정치참여 여부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다"며 완곡하게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비례대표 1번은 여성 몫이지만 안 원장의 영향력과 상징성을 고려해 특별히 배려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문 상임고문 측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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