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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석동·송종호의 현장 리더십

시계아이콘01분 01초 소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의 현장 리더십이 화제다. 김 위원장은 어제 1박2일 1300㎞의 버스투어에 나섰다. 왼쪽 눈 실핏줄이 터진 상태로 시장을 돌며 미소금융 대출 실태를 파악했다. 송 청장은 시장경영진흥원과 벤처투자과의 간판을 떼냈다. 직원들에게 사무실에 앉아 있지 말고 현장을 살피라는 뜻에서다. 취임한 지 석 달여간 그 자신이 현장을 찾아다닌 거리가 8000㎞를 넘는다. 고리 원자력발전소 정전 사고에 보령 화력발전소 화재, 국민은 안중에 없는 검찰과 경찰의 갈등, 수감된 '룸살롱 황제'를 면회한 경찰 등 온통 우울한 뉴스에 답답해 하던 국민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기관장과 직원들이 열심히 현장을 살핀 결과는 정책으로 나타난다. 금융위는 부실 저축은행 정리와 가계부채 억제책, 개인 연대보증 폐지 등을, 중기청은 전통시장 현장애로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이와는 달리 해당 기관이 현장을 제대로 살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일도 많다. 운전면허 취득을 위한 의무교육 시간이 줄었는데도 수강료를 담합해 올린 자동차운전학원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앉아서 신고만 받고 말았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15일 발효됐는데도 미국 관세청이 전산망을 정비하지 않아 한국 기업들이 관세 인하 혜택을 못 보는데도 우리 통상교섭본부나 관세청은 모르고 있었다.


이를 의식했는지 어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선거 분위기에 휘둘리지 말고 일을 제대로 하라고 직원들을 다그쳤다. 박 장관은 "한ㆍ미 FTA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수입품 유통 단계를 점검하겠다"며 "필요하면 관세청에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인력만 늘린다고 일이 될까. 장관 말대로 직원들이 선거를 앞둔 외부 상황에 동요하지 않고 사명감을 갖고 일하려면 기관장이 솔선수범하고 직원들도 근무 자세를 바꿔야 한다.


설ㆍ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갑자기 민생을 챙긴다며 시장에 나가 상인들과 증명사진을 찍지 말고 평소 자신이 맡은 분야의 현장에 가라. 그래야 거기서 맞춤 정책이 나온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인터넷 팬 카페가 있을 정도로 인기인 것은 재난과 고통의 현장이면 낡은 점퍼 차림으로 나타나는 현장 리더십 때문이다. 현장에서 제 눈과 귀로 보지 않고 책상에서 민생의 고단함을 알기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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