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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불과 300m에 기름값 393원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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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불과 300m에 기름값 393원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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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알뜰주유소가 화두로 올라섰다.


정부는 385개인 알뜰주유소를 이달 말까지 433개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가격 인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서울에 집중적으로 만든다.

알뜰주유소의 저렴한 가격으로 주변 주유소의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한 주유소가 가격을 내리면 인근 주유소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따라 낮출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서울 곳곳에서 이런 논리와 배치되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양재전화국 사거리 맞은편에 나란히 위치한 SK선우상사주유소와 현대오일뱅크 오일씨티주유소가 대표적인 예다.

SK선우상사주유소는 20일 휘발유값이 ℓ당 2369원으로 강남구에서 두 번째로 비싸다. 오일씨티주유소 휘발유값은 ℓ당 1976원으로 강남구 최저다. 직선거리로 불과 300m 떨어진 양 주유소의 가격 차는 393원이다.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고가 주유소는 저가 주유소를 따라서 가격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이들 주유소는 강남구에서도 대표적인 최고가·저가 주유소로 알려질 정도로 가격 변동이 크지 않다.


영등포구에서도 불과 3km 차이를 두고 최고가·저가 주유소가 운영되고 있다. 경일주유소와 강서주유소가 그 주인공.


이날 경일주유소의 휘발유값은 ℓ당 2390원이고, 강서주유소는 ℓ당 1999원이다. 두 주유소의 가격 차이는 무려 400원. ℓ당 100원 저렴하게 판매하는 알뜰주유소에 비해 4배 이상 차이난다.


알뜰주유소가 주변에 만들어지더라도 가격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무분별한 유류세 인하 대신 정부가 다각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관련 업계의 지적에도 귀를 귀울여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유가에 민감한 현 경제구조로는 기름값 폭등으로 인한 영향에 언제든 노출될 수밖에 없다. 기름값 3000원 시대가 오면 반값주유소라도 만들 셈인지 묻고 싶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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