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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한테 차인 그녀 어디를 가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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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한테 차인 그녀 어디를 가나 했더니…" ▲진로문제로 찾아온 박모(26·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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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 27살 회사원 박모씨. 그녀는 일주일에 두어번씩 꼬박꼬박 길거리 점집에 들른다. 남자친구와 싸운 날, 기분이 울적한 날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 역시 타로점이다. 박씨는 "단돈 5000원에 큰 기대는 안하지만 불안하고 허전했던 마음이 위로를 받는 듯 해 자꾸 찾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역 인근에서 사주와 타로 상담을 하는 A(52·여)씨. 사주 상담만 10년째, 5년 전부터는 타로 점괘도 보고 있는 그녀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 점괘를 꽤 잘 맞추기로 입소문이 난 역술인이다. 손님 중 절반 이상이 20대 여성인 A씨는 이 일을 처음 시작했던 때나 지금이나 고객으로 찾아오는 20대 여성들의 고민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매일 와서 점을 보는 손님도 있어. 점괘는 매번 비슷한데 계속 불안해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모습이 참 안타깝지."


그녀를 찾는 20대 여성들이 털어놓는 고민은 뭘까? 1순위는 단연 연애 문제였다. A씨는 "연애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는 별로 없다"면서 "대개는 끝난 관계나 현재의 연애가 힘든 경우 상대방 마음을 알고 싶어 점을 친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의 질문은 주로 "헤어졌는데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지금이라도 헤어지는 게 좋을까요?" "새로운 사람은 언제 만나게 될까요?" 등이다. A씨는 "이 중 30% 정도는 긍정적인 점괘가 나온다"면서 "점을 본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대부분 희망을 품고 자리를 뜬다"고 전했다.


연애 문제 다음으로는 직업 고민이 많다. A씨는 "주로 현재 직장에서 불만이 있는 여성들이 이직을 고민하며 찾아온다"면서 "본인이 결정을 못하고 확신도 없다 보니 깔끔한 정답을 얻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남친한테 차인 그녀 어디를 가나 했더니…"

하지만 점괘로 조언을 해줘도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된다는 게 A씨의 설명. 한 여성은 타로와 사주 상담 결과 '이동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결론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직장을 옮기더니 얼마 후 또다시 찾아와 "새로운 회사가 더 힘들다"며 하소연을 반복했다고 한다.


연애든 직업이든 스스로 선택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를 점괘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려는 이유는 뭘까? A씨는 이것이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자생력이 낮아진 젊은 세대 전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A씨는 "요즘 20대는 대체로 고통을 싫어하고 문제를 쉽게 해결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불안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상황을 받아들이지도 못하면서 과거에 대해 끊임없이 집착한다"고 분석했다. 결국 개인적인 일이든, 사회적인 결정이든 혼자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을 더욱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사주든 타로든 참고 사항일 뿐 미래가 운명론적으로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관계나 사회적 위치에서 조금만 개인주의를 줄이고 스스로 노력하고자 하는 의지를 키우는 게 오히려 반복되는 고민을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A씨와의 대화가 끝날 무렵, 이날 가게로 들어 온 첫 손님 역시 20대 중반의 여성이었다.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 뒀다는 그녀는 "앞으로의 진로가 고민이 돼서 왔다"면서 "내심 답을 알고는 있지만 확신이 없어 힘든데 그나마 점술가를 만나 얘기를 들으면 갈피가 잡히고 안심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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