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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미래전략 코드2060]“청년들아 어울려 놀자 너희들의 꿈을 사줄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분 37초

20대 젊음과 소통하는 기업

[기업미래전략 코드2060]“청년들아 어울려 놀자 너희들의 꿈을 사줄게” ⓒ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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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사활을 거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아니 20대와 소통하고 20대와의 스킨십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다양하고 활발해졌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이유는 미래 인재 확보는 물론 미래 주 소비층으로 떠오를 20대들과 잦은 만남과 소통의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기업 이미지 및 인지도를 높이고 젊은이들의 욕구와 아이디어를 파악해 기업 경영과 사업에 활용한다. 20대 젊은층과 더 가까워지려는 기업들의 노력과 전략 및 다양한 프로젝트를 유형별로 살펴본다.

“과장님, 모 기업에 가면 정말 연봉을 많이 주나요?” “대리님 직장생활하면 야근을 그렇게 많이 하게 되나요?” “팀장님, 앞으로 형님 아니 형이라고 불러도 됩니까?”
야구장 덕 아웃에서 들려오는 대화 내용이다. 간간히 웃음소리도 배어 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야구공원에서 ‘두산중공업 초청 대학 동아리 야구대회’가 열렸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0일부터 잠실, 고양, 수원 등지에서 서울대, 고려대, 중앙대 등 수도권 16개 대학교 동아리 야구팀을 초청해 야구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은 서강대학교와 인하대학교 간 대결이 펼쳐졌다. 야구팀은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가리고 4강 이상 진출 팀에게는 상금과 야구용품 등이 돌아간다. 우승팀은 두산베어스 선수들로부터 야구 배울 기회도 갖는다.

그런데 이 대회는 그 보다 좋은 특전이 한 가지가 더 있다. 두산중공업 인사담당자들과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취업 또는 기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진로 고민과 인생 상담까지 스스럼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운동경기를 하면서 대회를 진행하러 나온 기업 관계자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소통을 한다. 대화 내용은 주로 취업과 진로 고민들이다.


대학생들 사이에 퍼져 있는 기업 및 회사 조직에 대한 선입견이나 궁금증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간다. 두런두런 그렇게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기업관계자들은 그렇게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장에서 간혹 우수한 인재들을 찾아내기도 한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학생에 대한 정보도 얻고 기업에 관심을 갖고 취업 의사를 가진 학생들도 만날 수 있다.


물론 꼭 우수인재를 찾는 데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기업 이미지를 좋게 알려나가는 한편 그들의 생각과 고민거리, 관심사 등을 파악하면서 기업 측은 경영이나 사업에 활용할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종종 있다.


유형1 눈높이로 소통한다 - 두산重 ‘청년 에너지 프로젝트’
이 같은 대학동아리 야구대회는 두산중공업의 ‘청년 에너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 개최됐다. ‘청년 에너지 프로젝트’는 두산중공업은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우수한 인재 확보 및 기업도 알리려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두산의 ‘사람이 미래다’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인텔리전스(Intelligence), 컬처(Culture), 펀(Fun) 세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인텔리전스 부문에 그린에너지 프로젝트(Green Energy Project), 숍 투어 프로젝트(Shop Tour Project)가 지난해부터 운영되고 있고 컬처 부문에서는 뮤직콘서트 프로젝트, 뮤직 페스티벌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펀 부문은 두산중공업 초청 대학 동아리 야구대회와 유럽 투어 프로젝트(Europe Tour Project)가 운영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대학생들과의 접촉과 소통 기회를 늘리기 위해 ‘인테리전스, 컬처, 펀’ 세 가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그것이 대학생들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20대의 눈높이를 맞춘 소통을 시도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청년 에너지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우수한 인재 확보가 지속적으로 가능할 것인가란 근본적 물음에 봉착한 두산중공업은 우수한 인재들을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오랜 고민과 회의를 진행한 한 결과 대학생들, 특히 이공계 학생들과의 소통에서 답을 찾았다.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면서 인재를 확보하고 기업 이미지의 저변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프로젝트는 지난해부터 10월부터 시작했지만 기업 담당자들의 체감하는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기업미래전략 코드2060]“청년들아 어울려 놀자 너희들의 꿈을 사줄게” 두산중공업은 대학 동아리 야구대회를 통해 20대와 소통을 하고 우수한 인재를 발굴한다. 지난 15일 구의야구장에서 인하대 학생들과 기업 관계자가 팀워크를 다지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왼쪽). 현대차가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잡페어 행사.


지난해 공모전과 문화행사 등 프로젝트를 실시한 결과 참여 인원만 2000여명에 달했고 미래 그린 에너지공모전에서는 ‘융합 기술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브라질 풍력시장 진입방안’ 등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들고 나와 두산 관계자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남기고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주요대학 공과대 학생들을 초청해 두산중공업 사업 현장을 방문하는 ‘숍 투어 프로젝트’도 반응이 좋아 올해는 서른 개 이상 대학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유형2 멘토가 되다 - 삼성 ‘열정樂서’ LG ‘드림챌린저’
두산중공업이 청년들이 좋아하는 것,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 초점을 맞춰 소통을 시도했다면 청년 실업과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스펙쌓기에 몰두하는 20대들에게 멘토로 다가가려는 기업들도 있다. 삼성은 ‘열정樂서’란 대학생 대상 토크 콘서트를 통해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이 콘서트는 삼성의 CEO와 경제·경영·문화계 대표 인사들이 멘토로 나서 대학생들에게 열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해 전국에서 총 12회에 걸쳐 진행됐고 참가자만 2만여 명에 달한다. 올해는 2월부터 11월까지 총 20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밖에도 삼성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업무에 종사하는 삼성 임직원들이 멘토로 나서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학생들의 관심 직군 업무를 소개하는 ‘삼성 직업 멘토링’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이 이런 멘토링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 환경과 문화의 다양성 시대에 기업은 더 이상 일방적인 홍보식 메시지로 미래의 주요 소비자인 20대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문제인식에서 비롯됐다. 진정성이 담김 소통이 필요하다고 보고 과거 물질적 지원 위주의 ‘물고기 잡아주기식’ 사회공헌에서 벗어나 기업을 이미 경험한 선배들이 직접 20대를 만나 희망과 용기를 되찾아 주는 활동을 통해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LG는 ‘드림챌린저’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대학생, 20대들과 거리 좁히기에 나서고 있다. 드림챌린저는 입학과 동시에 온갖 고민들을 떠안게 되는 새내기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대학생활을 하며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지 않고 꿈과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겨울방학 기간인 1~2월 사이에 총 7회에 걸쳐 2박 3일간 캠핑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드림챌린저는 이미 사회에서 꿈을 펼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드림멘토’와 대학생활을 먼저 경험한 3~4학년 선배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주니어 멘토’ 등 멘토링 제도로 대학생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드림 멘토는 R&D, 마케팅 등 자신의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LG임직원들과 금융권, 언론계, NGO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들이 각종 특강을 통해 20대들이 지닌 꿈을 구체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방송분야에서는 MBC의 최일구 앵커, 벤처분야 구글 김태원 차장이 멘토로 참여했고 최근엔 개그맨 김병만이 ‘꿈을 향한 도전’을 주제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LG드림챌린저는 멘토링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형3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한다 - SK C&C ‘IT 공모전’
SK는 IT산업군에 있는 계열사들이 중심이 돼 20대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SK C&C는 대학생 대상 IT 공모전을 통해 참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IT관련 사업 아이디어의 경연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의 장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IT공모전은 올해 4회째를 맞이한다.


SK C&C는 공모전 수상자들에게 신업사원 공채 지원시 서류전형 면제와 인턴지원 시 가산점 부여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상금을 부상으로 지급하는 등 대학생들의 참여에 동기 부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 공모전에서는 모바일 커머스, NFC기반 서비스 등 모바일과 관련된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 외에도 에너지 절감, 환경 보호 등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IT산업 트렌드에 대한 주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하기도 했다.


SK텔레콤도 스마트폰과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한 관심과 이용 경험이 풍부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SKT 대리점에서 시연 및 카운슬링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스마트폰 유저그룹 ‘스마트 서포터즈’를 운영 중이다. ‘스마트 서포터즈’ 프로그램은 첨단 기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높은 관심을 가진 대학생들이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대한 마케팅 제안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기업미래전략 코드2060]“청년들아 어울려 놀자 너희들의 꿈을 사줄게”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LG 드림챌린저, SK C&C대학생 IT공모전, 한화 Future Agent, 삼성 열정樂서.


대학생들은 3개월간 SK텔레콤 본사와 T월드 스마트 매장 등 영업현장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스마트 기기에 대한 서비스 상담을 진행하고 대리점에서 고객의 관점에서 평가와 제안 활동 등을 수행한다. SK텔레콤은 대학생 서포터들에게 정보통신 기술 전문 파워블로거를 멘토로 연결해 IT분야의 최신 정보를 교류하고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런 20대와의 소통에 대해 “젊은 층과의 소통은 미래에 회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세대별 소통노력은 더욱 강화돼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4 열정과 경험을 공유한다 - 현대차 ‘영현대’
한편 20대의 열정과 경험을 높이 사며 그들이 꿈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들의 소통 노력도 눈에 띤다. 현대차는 ‘영(Young)현대’를 통해 대학생 기자단, JOB Fair, 수업 연계 프로그램, 봉사단 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영현대’는 현대차를 대표하는 대학생 커뮤니티로 현대차와 현대차 그룹에서 운영하는 10여개의 주요 대학생 프로그램에 대한 소통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영현대는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를 투영하는 사업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진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영현대 글로벌 대학생 기자단의 경우 ‘기자단 전문 교육 기간’을 거친 후 언론사 현직 기자로부터 브레인스토밍 하는 법부터 시작해 취재, 인터뷰, 기사 작성법 등을 배우고 현대차 실무진으로부터 현대차 사례 분석을 통한 브랜드, 마케팅, 홍보 등 다방면의 교육을 받는다.


현대차는 이번에 모집하는 8기부터 기존 국내 및 해외 등의 기자를 희망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 기자를 신규로 도입해 글로벌한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화는 이공계 우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과 대학생들이 63빌딩 관람업장 콘텐츠를 20대의 시각으로 관찰하고 개선하는 프로그램인 ‘63컬처 서포터즈’로 그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한화 L&C가 운영하는 ‘Future Agent’는 국내 우수대학교 내 소재 관련 학부(화학, 화공학, 재료공학, 신소재공학, 에너지 자원 등) 2~3학년을 대상으로 전형을 거쳐 최종인원 10~15명을 선발해 첨단소재 관련 과제발표회, 사업장 방문 및 견학, 마케팅 교육, 기업관련 행사 등에 참여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첨단 소재 기술 개발의 인재육성 프로그램 개념으로 시작됐으며 이제 막 첨단소재에 대해 관심도가 높아지는 젊은이들의 시야로 창의적으로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수렴해 관련 분야 직원들과 공유, 다양한 각도에서의 업무 열의를 고취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한화 L&C Future Agent 담당자는 “첨단소재 기술이라는 비전을 소개하고 향후 우수인재를 조기에 지원한다는 개념과 이공계 대학생 중시의 기업운영 패널 활동”이라며 “산학협력의 본보기로서 젊은 학생들과 소통을 통해 첨단소재 기술에 대한 트렌드를 파악하고 궁극적으로 기업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63컬처 서포터즈는 총 3개월에 걸쳐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활동으로, 개관 25주년이 된 올드한 63빌딩 관람시설의 이미지를 25살의 젊은 공간으로 변화하고자 20대들의 신선한 시각과 아이디어를 반영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서포터즈 공식카페에서 개별 포스팅과 업로드 및 SNS활동으로 의견 개진과 제안을 할 수 있고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지하철 내에서 이뤄지는 게릴라 이벤트나 길거리 공연포스터 부착, 야구장 이벤트 등에 참여해 그들의 열정과 꿈, 지혜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는다.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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