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최측근의 미국 망명 시도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보시라이(薄熙來) 중국 충칭시 당서기가 전격 해임됐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이 14일 보시라이를 해임하고 후임에 장더장(張德江) 국무원 부총리를 임명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보시라이는 당분간 제17기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 위원직만 갖게 됐으며 올해 10월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상무위원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보시라이는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대회에서 결정될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의 한 명으로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당서기와 경쟁해 왔다.
그는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함께 태자당 소속이다. 태자당의 주축 중 한 명인 보시라이가 낙마함에 따라 차기 중국 공산당 5세대 지도부의 구성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평소 정치 개혁을 주장해왔던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는 전날 열린 양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보시라이는 반성해야 하며, 법에 따라 엄정히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며 보시라이의 신변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원 부총리는 "정치개혁을 못하면 문화대혁명(1966~76년) 같은 비극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까지 말하며 정치 개혁을 강조했다.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을 역임한 보이보(薄一波)의 아들로 1949년 태어난 보시라이는 중국 다롄(大連)시 시장, 랴오닝(遼寧)성 성장, 중국 상무부 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7년부터 충칭시 서기를 맡은 이후 '창홍타흑'(唱紅打黑, 홍색문화를 고취하고 폭력, 부패 등의 사회악을 척결한다)을 내세우며 충칭시의 면모를 뒤바꿔 매체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보시라이가 폭력 및 부패척결을 하는 과정에서 최측근으로 활용했던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주재 미국 영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시도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보시라이의 후임인 장더장은 1946년생으로 김일성 종합대학 경제학부에서 공부했으며 국무원 부총리 시절 공업, 에너지, 교통, 통신 등을 맡았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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