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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달러 국부펀드 해외건설 활용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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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타르, 국부펀드 해외건설 활용 협의체 구성 합의

-"구체적인 프로젝트, 치밀한 전략 마련 시급…용두사미 전시행정 될 수도"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정부가 카타르투자청(QIA)과 제3국 공동진출에 협력키로 한 것은 수조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중동 국부펀드를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3월2일자 본지 기사 참조>

2008년 금융위기 후 세계 각국 국부펀드들이 선진국의 주식·채권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신흥경제국과 아시아의 부동산 또는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이 자금을 국내 건설 업체들이 활용한 경우는 아직 없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구체적인 개발 프로젝트나 치밀한 투자 전략이 마련되지 않으면 중동 국부펀드를 활용한 제3국 진출이 실현될 지 여부는 미지수"라며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

◆"5조 달러 국부펀드를 잡아라"=한국투자공사(KIC)에 따르면 2011년 9월 현재 전세계 국부펀드의 규모는 4조7000억달러에 달했고, 올해말까지 5조5000억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 증시 시가총액의 약 20%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중동의 경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6270억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카타르투자청(QIA)은 당시 집계에선 700억달러지만 현재 자산규모는 8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5조달러 국부펀드 해외건설 활용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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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란 정부가 외화자산을 재원으로 만든 투자기구 또는 투자자금을 말한다. 달러약세-유가강세로 중동에 오일달러가 쌓이고, 각국이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보유고를 급격히 늘리면서 각국 국부펀드들이 투자자금과 투자대상을 확대하는 추세다.


우리가 국부펀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국부펀드들이 투자전략을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후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지자 각국 국부펀드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의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자원개발 등 실물자산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QIA와 쿠웨이트투자공사(KIA)는 2008년 7월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투자비중과 부동산 등 실물투자를 늘릴 것을 공식화 했다. 이어 QIA와 KIA는 공동으로 뉴욕 GM빌딩을 매입하는 등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치밀한 전략 부재…용두사미 전시행정 될 수도"=각국이 정부 발주 사업에 '민간투자사업' 비중을 늘리면서 파이낸싱(자금조달) 능력이 해외진출의 관건으로 부상했다. 건설사들이 단순시공에서 설계·조달·시공 등 EPC는 물론, 파이낸싱까지 책임질 수 있어야 비로소 해외진출이 가능한 상황이 된 것이다. 발전이나 석유화학 등은 물론 환경이나 SOC프로젝트 등에 걸쳐 자금조달이 강조되는 추세다. 최근 국내 건설업계에서 EPC와 파이낸싱이 결합된 '건설산업의 융합'이 화두가 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제 해외시장에서 건설업체의 경쟁상대는 다른 나라의 건설사가 아니라 스미토모나 미쓰비시처럼 파이낸싱 능력을 갖추고 부동산개발을 하는 종합상사"라고 말했다.


"5조달러 국부펀드 해외건설 활용 물꼬"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이명박(MB) 대통령의 중동순방을 계기로 중동 국부펀드를 해외건설에 활용하는 방안 마련에 발빠르게 나섰다. MB 순방 후 청와대와 국토부, 해외건설협회 등의 관계자들이 모여 세계 국부펀드 현황과 투자성향 등에 대해 분석하고, 개론적인 차원에서 국부펀드 투자 유치 전략을 논의했다. 국토부는 이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GS건설 등 카타르 진출 건설사 관계자들을 이따라 만나 제3국 진출을 위한 프로젝트 발굴 문제를 검토했다.


업계에선 일단 우리 정부가 뒤늦게나마 중동의 국부펀드를 건설업체의 해외진출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나선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해외사업담당 고위관계자는 "업계 차원에서 조달하기 힘든 국부펀드를 파이낸싱에 활용할 수 있게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의 행보가 속도감은 있으되 치밀함은 결여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토부는 장관의 이번 카타르 순방 직전인 지난 9일까지도 카타르 정부나 QIA의 면담 대상과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파견단 관계자들의 서류가방 속엔 대략적인 투자 시나리오조차 없었다.


한 해외건설 전문가는 "국부펀드의 경우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정확한 수익성 분석이 없이는 투자유치가 어렵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대로 일단 투자펀드를 만들고 이어서 투자 대상을 모색하는 식의 블라인드 펀드 방식은 적절한 전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개발업체가 국내 대형 부동산 개발 사업에 중국과 인도의 국부펀드를 끌어들이려 했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불투명성 때문에 수차례 거절을 당한 사실이 있다.


다른 전문가는 "치밀한 준비와 전략이 없을 경우 MB 정부 초기에 적극 추진했던 자원개발-해외건설 패키지 진출 전략처럼 청사진만 거창한 용두사미식 정책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창익 기자 windo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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