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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K 주가조작 의혹 실체 드러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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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씨앤케이인터내셔널(CNK) 주가조작 의혹 관련 법원이 잇달아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검찰이 그간 그려온 밑그림이 흔들리고 있다.


법원은 지난달 24일 안모 CNK 기술고문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데 이어, 8일 김은석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54)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도 기각했다. 김 전 대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이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가조작에 관해 공범들과의 공모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기술고문 안씨는 CNK가 카메룬 요카도마 지역 다이아몬드 광산의 매장량을 추정하는 과정에 관여해 온 보고서의 진위를 승인할 지위에 있던 인물로 알려졌다. 김 전 대사는 CNK로부터 건네받은 자료를 토대로 외교부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파악하는 CNK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밑그림은 간단하다. 카메룬 현지엔 CNK가 주장한 4.2억 캐럿 만큼의 다이아몬드가 매장되어 있지 않고, 이를 잘 아는 CNK 관계자는 허위의 매장량 추정치 보고서를 작성해 오덕균 CNK 대표(46), 국무총리실장·외교부1차관 출신의 조중표 CNK고문(60)을 거쳐 김 전 대사에게 전해졌다. 김 전 대사가 이를 외교부 보도자료로 작성·배포하자 3주만에 CNK주가는 5배 폭등해 보도자료 배포 시점을 전후로 주식을 거래한 관련 인물 및 CNK로부터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배당받은 인물들이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혐의다.

◇ 카메룬 광산엔 정말 4.2억 캐럿의 다이아몬드가 있나?
검찰은 CNK측이 주장하는 카메룬 광산의 다이아몬드 매장량 추정치가 허위이며, 관계자들 또한 이와 같은 사실을 알았으리라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카메룬 정부도 계속해 추가 발파조사를 요구하는 등 매장량이 허위임엔 다툼의 여지가 없다”며 “사건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에도 ‘버틸 수 없다. 더 이상 픽션으로 자료를 만들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99.5%가 확인이 안 됐는데 0.5%로 장난을 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지난해 보름간(12. 2~12.16)의 카메룬 현지조사를 포함 11~12월 감사를 진행한 결과, 보도자료가 인용한 유엔개발계획(UNDP)의 추정매장량 조사 및 충남대 탐사팀 탐사 결과 등은 직접적인 시추작업 등을 거치지 아니한 신뢰성이 미흡한 수준으로 지적됐다.


◇ 매장량이 실제와 다른 사정 등 관계자 공모 관계는?
검찰 관계자는 “김 전 대사는 대한민국 고위 공무원으로서 자괴감을 느낄 정도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오 대표와 김 전 대사의 통화내역을 분석한 결과 두 사람은 수백건의 통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관계자는 “(보도자료 작성 시점 등)결정적 국면마다 수십회씩 통화했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CNK측이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해 채굴 작업을 개시할 수 있게 되었으며, 4.15억 캐럿 상당의 다이아몬드가 매장되었다는 1차 보도자료를 낸 2010년 12월 이후, 추정매장량이 확인되지 않은 섣부른 공표로 개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언론보도가 뒤따랐다.


외교부는 지난해 6월 “자원보유국 정보는 자원 탐사과정에서 탐사방법이 적절한지, 탐사보고에 거짓이나 과장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며 카메룬 정부도 탐사과정에서 엄격한 대조검토를 실시했고, 카메룬 정부가 위 회사에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부여한 것은 매장량이 명시된 위 회사의 탐사 결과보고를 공식적으로 인정했음을 의미한다”는 내용의 2차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카메룬 당국은 “개발권은 업체측 탐사결과보고서를 믿고 부여하며, 직접 매장량을 다시 확인하는 것은 이중탐사로 낭비”라는 취지로 답해 엄격한 대조검토 등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업체 대표와 숱하게 연락을 주고 받고 보도자료 작성·배포 시점마다 수십회씩 통화를 나눈 사정, 1차 보도자료 배포 이후 재차 의혹 무마 목적에 가까운 2차 보도자료가 배포된 점 등을 바탕으로 김 전 대사 등은 카메룬 광산의 다이아몬드 매장량 추정치가 실제와 다르거나, 최소한 업체 측의 입장에 기울어진 사실과 다른 내용일 가능성이 있음을 알았으리라 보고 있다.


검찰은 외교부 보도자료 배포와 CNK주가부양의 연관성도 명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CNK의 주가는 1차 보도자료 배포 24일 뒤 4.6배(주당 3465원→주당 1만16100원), 2차 보도자료 배포 52일 뒤 2,5배(주당 7400원→주당1만8500원) 상승했다. 8일 기준 주당 2585원까지 떨어진 CNK의 주가는 김 전 대사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9일 110원 오른 2695원을 기록했다.


◇ 자원외교라인 개입 의혹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1월 18일 오덕균 CNK대표, CNK 및 CNK마이닝 한국법인 등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이날 사건을 금융조세조사3부(윤희식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미 지난해부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전·현직 고위 인사와 김은석 에너지자원대사 등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라인들이 CNK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감사원 감사 이전까지 내사를 진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핵심관계자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현 정권 자원외교라인 개입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외교부 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을 지낸 조중표(60)씨가 2009년 4월부터 CNK 고문으로 일하게 된 과정에도 김 전 대사가 개입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위·아래 가리지 않고 뻗어나가는 수사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득을 본 사람은?
금융위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외교부 보도자료 배포를 전후해 오덕균 대표가 챙긴 부당이득은 80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덕균 대표와 김은석 대사 사이에서 자료를 전달한 의혹을 사고 있는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 가족 역시 10억원 안팎의 차익을 남긴 의혹을 사고 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 전 대사의 경우 동생 부부가 보도자료 배포 이전 억대 CNK주식을 매입했으나 실제 차익을 실현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선 검찰의 수사 착수 초기 “로비 명목으로 CNK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시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정권 실세에게 넘어갔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보도자료 배포 전후 주식거래 및 BW인수자 명단 등을 놓고 계좌추적을 비롯해 부당이득 관련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주식 규모가 수천만주에 달해 조사범위가 마냥 넓어질 수 있는 만큼 구입시기와 경위, 거래물량 등 기준을 세워 혐의가 확인되면 한번에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결국 실체는 오덕균 대표 입국해야
검찰은 사업상의 명목으로 카메룬 현지에 머무르며 입국 요청에 불응하는 오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말 외교부의 여권무효 조치와 더불어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인터폴에 공개 수배했다. 검찰은 ‘국제미아’ 신분이 된 오 대표가 카메룬 당국에 의해 추방·송환되거나, 인터폴에 체포돼 입국하는 대로 곧장 체포할 예정이다.


검찰은 법원이 주요 혐의 사실에 대한 소명여부까지 부인하진 않은 만큼 공모관계 입증을 강화해 사건 핵심 인물로 떠오른 김 전 대사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선 검찰이 공모관계의 입증을 강화하려면 허위 자료를 건네고 800억원대 부당이득을 실현해 CNK 주가조작 사건의 ‘기획자’로 지목된 오덕균 대표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결국 CNK 주가조작 의혹의 전모는 카메룬 현지에 머무르며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오덕균 대표의 신병 확보가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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