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두산이 자사주에 대한 감자를 결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감자로 두산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신뢰하게 됐다며 남은 자사주도 시장에 풀리기보다 소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8일 두산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 407만2978주와 우선주 37만3055주에 대한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두산 자본금은 기존 1542억9512만원에서 1320억6496만원으로 줄어든다. 두산이 갖고 있는 자사주는 지난 5일 기준 보통주 812만1303주(32.76%), 우선주 54만6653주(9.47%)로 이번 감자를 통해 절반 정도 소각되는 셈이다.
주식을 소각하면 전체 유통주식수가 줄어든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기업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을 총 발행주식수로 나눈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해 주주들에게 이익이 된다.
그러나 두산의 경우에는 시장에서 유통주식으로 여겨지지 않던 자사주가 소각된 것이기 때문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주식 소각 기대감이 2007년부터 퍼졌던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회사가 오래 전부터 추구해온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시장이 신뢰하게 됐다는 점, 자사주가 시장에 출회됨에 따른 오버행(물량부담) 이슈가 사라졌다는 점 등은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고수하기 위해 남은 자사주 역시 소각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용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경에 이어 이달 또 유상감자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정책이 신뢰성을 얻게 됐다"며 "추가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겠지만 1월, 3월 연달아 했으니 나머지는 추후에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남은 자사주를 결국 소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그는 "소각 이슈에도 주가는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주식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없을 경우 EPS 계산 대상에서 제외하는데, 우리도 시장에서 자사주 소각을 이미 알고 있었던 만큼 이를 계산에 넣지 않았고 따라서 주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산이 이번 주식 소각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잘 나오고 있고 자산 매각건도 있어 호재가 이것으로 끝나진 않을 것"이라며 "나머지 자사주까지 소각하면 전체 주식수가 줄어드는 만큼 주식이 저렴해 보일 것이고 그만큼 주가 흐름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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