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 속 건설·기계 투자 나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강남 큰 손'들이 주식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위험자산인 주식을 버리고 안전자산인 채권 등으로 이동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ECB)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시행에 따른 유동성 기대, 글로벌 경기 부양 기대감이 고액자산가들을 주식 트레이딩에 나서게 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방어적ㆍ간접 투자에서 공격적ㆍ직접투자로 전환한 이들 강남 큰 손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에 경기 민감주인 건설, 조선, 철강, 화학 등을 선호업종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관련 주식도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2일 주요 증권사 VIP센터에 따르면 강남 큰 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
서재연 대우증권 갤러리아지점 마스터PB는 "지난해 주식자산을 랩과 펀드에 3대7로 나눠 투자했다면 요즘은 펀드와 직접투자 비율이 4대6으로 직접투자를 늘렸다"며 "최근 유동성 장세라고 판단하고 고객들이 수급이 따라오는 종목이나 조정을 많이 받았던 업종 트레이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 시행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진 가운데 지수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강남 부자들이 트레이딩하기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체 포트폴리오 중 채권 비중을 줄이고 현금을 늘려 대기하고 있고 주식 투자 역시 펀드나 랩을 통한 간접투자보다는 직접 투자를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서 PB는 "고객들이 유럽에서 공급한 유동성이 이머징마켓, 그 중에서도 한국 시장에 몰릴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며 "실제 국내에 유럽계 자금이 많이 들어와 대기 중이다"고 전했다.
강남 큰 손들은 해외 수주 기대감에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등 건설업종과 조선업종을 좋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훈 신한금융투자 강남 명품PB센터 PB는 "고객들이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위험자산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며 "최근 회복하고 있는 조선, 기계, 건설을 비롯해 아직 덜 오른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PB는 "최근 주식 직접투자가 증가한 것은 펀드가 환매로 인해 시장 수익률보다 못하기 때문"이라며 "고액자산가들은 수익률만큼 세금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득세가 발생하지 않는 주식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 큰 손들은 주식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헤지 용도로 주가연계증권(ELS)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ELS는 주가가 약속한 기간까지 특정 범주에 머물러 있으면 일정한 수익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박스권 장세에서 인기가 많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김재훈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 강남3센터 부장은 "ELS는 최근 1년 만기가 풀리면서 투자가 늘고 있다"며 "금융주, 건설주 쪽으로 설정된 ELS 종목형에 대한 선호가 높다"고 말했다.
김영주 한국투자증권 강남센터 차장도 "주식형펀드 고객이 최근 주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ELS 쪽으로 가입하고 있고 투자자 성향에 따라 적극적인 투자자는 종목형 ELS를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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