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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게임산업 죽이기 황당한 발상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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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폭력 주범 낙인 ‘쿨링오프제’논의

정부 게임산업 죽이기 황당한 발상 '기가 막혀' [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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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말 한마디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게임은 공해”라는 말은 한마디에 불과했지만 그 울림은 매우 컸다. 정부 관계부처가 모여 대안 연구에 돌입했다. 분명 이 자리는 학원폭력의 문제점과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여야 했다. 하지만 ‘게임을 규제하면 폭력도 사라진다’는 엉뚱하고 생뚱맞은 이상한 논리가 태어났다. 이 황당한 상황은 소설이 아닌 현실이고 현재진행형이다.

정부가 이번에 학원폭력의 대안으로 내놓은 게임규제는 ‘쿨링오프제’다. 지난해 11월 시행한 ‘셧다운제’ 이후 불과 3개월만에 새로운 규제가 하나 더 추가된 것이다. 쿨링오프제는 2시간 게임을 이용하면 자동으로 게임을 종료하고 10분 정지 후 1회에 한해 재접속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제2의 셧다운제’로 불리는 이 법안으로 청소년은 사실상 게임을 접할수 없다. 법안은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여성가족부(여가부),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 법무부 등이 지난 6일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중 하나로 내놓은 것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아 ‘초·중·고등학생의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및 해소에 관한 특별법’으로 발의 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 법안이 게임을 학교 폭력의 ‘주범’으로 지목했다는 점이다. 정부와 몇몇 시민단체는 게임이 폭력을 일으키고 있다는 압력아닌 압력을 가했고 학교폭력의 연관성은 물론 인과관계도 무시하고 게임을 폭력의 주범으로 낙인찍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불난 집 기름 끼얹은 MB ‘유해성 발언’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작심한 듯 “게임은 공해적 측면도 있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게임의 부작용도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이 이렇게 언급하는 바람에 게임에 '주홍글씨'가 새겨지고 말았다는 것이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안타까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과거 이 대통령의 ‘전봇대 뽑기’ 발언에 이어 정부와 시민단체, 일부 언론이 과잉반응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번 법안 발표는 뒤로 하고 우선 게임이 청소년 폭력의 주범으로 꼽혔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한 목소리다. 현재 정부발표로 인해 게임은 효자산업에서 졸지에 ‘유해산업’으로 낙인찍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 게임산업 죽이기 황당한 발상 '기가 막혀' 김황식 국무총리가 지난6일 학교폭력근절대책을 발표하며 게임규제 법안 내용중 쿨링오프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규제 법안은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와 부모나 청소년 본인이 정한 시간에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선택적 셧다운제’ 그리고 쿨링오프제다. 이 3가지 규제를 적용하면 사실상 청소년의 게임 이용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상황이 이렇게 치달으면서 그동안 숨죽였던 게임업계도 불만을 넘어 분노 수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차별적 마녀사냥식으로 게임업계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은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협회는 “게임과 학교폭력의 인과관계에 대한 검증없는 게임산업 규제를 재고하라”며 “국내외 유례없는 게임산업에 대한 삼중 규제와 과잉 규제를 반대하며 이같은 규제는 게임에 대한 일방적이고 그릇된 편견에서 나올뿐 아니라 주류문화를 부정하는 처사”라고 강력한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시민단체들도 가세했다. 문화연대는 “게임기금에 눈먼 교과부, 학교폭력에 대해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회(문산연)도 “교과부가 학교폭력의 원인을 만화, UCC, 게임으로 몰아세우는 선정적인 정책을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인과관계 검증안된 마녀사냥”
이번 규제로 게임업계는 지난해 ‘셧다운제’에 이어 불만이 최고조로 치닫는 분위기다. 이코노믹리뷰가 20여개 게임업체를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게임을 ‘유해산업’으로 낙인찍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A게임사 관계자는 “학교 폭력 원인이 게임이라고 하는데 원인도 밝혀지지도 않은 사항인데 정부가 현재 하는 짓을 보면 게임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B게임사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이 정부가 어떤 것인지 알겠다”며 “불도저 정부답게 연구나 검증따위는 필요없고 밀어붙이식 정부라는 사실을 일깨웠다”고 비꼬았다.


C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는 배제하고 폭력적이고 안좋은 점만 부각시키면서 게임을 음지로 내몰았다”며 “앞으로 온라인게임을 어두운 뒷골목 불법게임장 수준까지 내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D게임사 관계자는 “후진국도 하지 않는 게임규제를 지금 대한민국에서 하고 있는 꼴”이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게임업계에 종사하는지 정부는 아마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사태로 게임업계가 도산해 대량 실업사태가 번지면 여러가지 정책의 부작용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를 강하게 성토하는 게임사 관계자들도 적지 않았다. E사와 F게임사 관계자는 “정부의 논리라면 TV중독에 걸린 청소년을 위해 ‘폭력적인 드라마’ 폐지를 넘어 방송을 제한적으로 송출하는 ‘셧다운제’을 도입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현 정부는 규제밖에 할 줄 모르는 ‘무능한 정부’다. 앞으로 있을 ‘선거’에 꼭 참고 하겠다”고 정치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폭력이 게임과 직접 연관성을 가졌다는 정부 의견에 분통을 터뜨리며 이에 정면으로 대처하지 않는 협회 등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었다.


게임업계 “사회적 책임 소홀” 자중 목소리도
게임업계가 이번 논란에서 마냥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그동안 방관하는 자세로 일관하다 사태를 이 지경까지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게임기업의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지만 그동안 게임 과몰입에 대한 예방활동이나 사회적 책임 등은 부족했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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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1위를 달렸던 한 온라인 게임사의 경우 매출 규모와 CEO의 자산규모는 세계적인 부자대열에 올랐지만 자사의 게임중독 예방활동은 거의 전무일 정도로 기여도가 낮았다. 그나마 사회공헌활동 역시 보여주기식 전시성 이벤트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정부의 각종 규제가 시작됐지만 반박의 목소리를 내기는 커녕 숨죽여 있기에 급급했다. 협회는 물론 게임업계 역시 게임과 폭력의 인과관계에 대해 연구하는 등 고민한 흔적도 별로 없어 보인다.


협회는 이번 쿨링오프제 법안 발의를 하면서 이제서야 게임문화재단을 통해 과몰입 방지 활동을 물론 게임의 의학적 학술적 연구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G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큰 게임회사들은 그동안 돈벌이에만 혈안이 됐다는 시선이 많았으며, 이런 것을 불편한 진실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다”며 “게임과몰입에 대한 연구나 사회적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졌다면 이번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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