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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도 '오너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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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SK.한화그룹 회장 공판 줄줄이 연기.. 처벌 강도 높아질수도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한 가운데 다음달 연이어 열리는 국내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선고 결과에 따라 주식시장도 출렁거릴 전망이다. 애초 2월로 예정됐던 공판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주식시장의 2월 ‘오너 리스크’ 우려가 3월까지 늘어지게 된 것이다. 최근 정치권의 ‘재벌 때리기’ 분위기 속에서 처벌 강도도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 제11부(김종호 부장판사)는 21일 이 전 회장에게 1400억원대 회사 자산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20억원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전 회장의 형량은 앞서 검찰이 구형한 징역 7년의 절반 이상으로 예상을 넘어선 것이다.

이 전 회장에 이어 다음달 2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첫 공판이 예정되어 있고 22일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27일에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공판이 열린다. 최 회장은 계열사 자금 630억원대를 빼돌려 선물투자에 사용한 횡령혐의를 받고 있으며 김 회장과 박 회장 역시 배임·횡령 혐의다.


김 회장의 경우 원래 23일 예정됐던 1심 선고공판이 담당 주심판사의 인사발령 때문에 다음달로 연기됐다. 박 회장의 공판도 이달 16일로 예정됐으나 2월말 판사 인사에 따라 담당 재판관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면서 박 회장측과 법원이 일정연기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도 ‘오너 리스크’의 불똥이 다시 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최 회장의 검찰 소환 소식에 SK그룹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최 회장이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구속수감됐던 2003년에는 SK(주)의 주가가 40% 이상 떨어지고 SK텔레콤이 34% 급락한 적도 있다.


한화 주가 역시 2010년 9월 김 회장의 비자금 의혹이 나오면서 급락세를 탔다. 이달 3일에는 김 회장과 임원들의 기소 사실을 1년이 넘게 늦장공시하면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가 한국거래소의 전례없는 조치 덕에 가까스로 모면했다. 주가 역시 6일 널뛰기를 탔다. 거래소는 23일 한화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벌점을 최종결정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재벌기업의 특성상 전문 경영인보다는 총수의 의사결정을 통해 중요한 사업결정이 내려지기 때문에 미국·일본 등 선진국보다 이같은 ‘오너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상장사들의 ‘주주총 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가운데 이들 대기업들의 주총에서도 오너 문제를 놓고 주주들의 강한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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