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지난해 9조원대 금융 비리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박연호(62)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과 김양(59) 부회장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염기창 부장판사)는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 회장에 대해 징역7년, 김 부회장에게 징역14년, 나머지 경영진 6명에 대해서도 징역 4~7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은 장기간 대주주와 경영진의 위법한 경영을 통해 결국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며 “출자자 대출, 분식 회계, 업무상 배임 혐의 등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또 “고객의 예금 4조7200억원을 시행사업에 투자해 1조22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만든 데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은행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할 경우, 은행의 안정성을 믿고 예금을 맡긴 서민들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게 될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손해도 크다”며 “재판 과정에서 경영진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부산저축은행그룹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불법대출 6조315억원, 분식회계 3조353억원, 위법배당 112억원 등 총 9조780억원에 달하는 금융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박 회장 등 모두 76명을 기소했으며, 박회장에게는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김양 부회장에게는 징역 17년을 각각 구형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 사태 관련 대주주·경영진 외에도 구명로비 및 각종 편의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정관계 인사 등에 대한 재판은 여전히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에서 계속 중이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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