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 현대자산운용 대표 "수익으로 말할 것"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올해는 현대 위상에 맞는 탄탄한 수익력 토대를 마련할 겁니다."
설립 3주년을 갓 넘긴 현대자산운용이 임진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오는 5월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조직 시스템 정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용재 대표는 체질개선을 통해 연말까지 새내기 운용사 이미지를 벗고 본격적인 위상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16일 만난 이 대표의 집무실은 지난해 5월 부임 당시처럼 야전 사령부를 재현한 풍경이다. 사장실 대신 회의실을 집무실로 사용하며 시장 모니터링에 집중하던 그때 모습 그대로다.
"80여개에 이르는 자산운용사 틈바구니에서 살아나려면 매일 전쟁을 치르는 마음으로 업무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는 그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회의실 책상 위에는 떠오른 아이디어를 잊을세라 급히 적어둔 메모지로 가득차 있다.
올해 현대운용의 목표는 현대그룹 위상에 맞는 자산운용사로 외형을 갖추는 것이다. 현대그룹도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지난달 중순 현정은 현대 회장은 업무보고차 현대운용을 직접 방문했다. 업무 보고를 받은 현 회장은 37명 운용사 직원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격려했다. 현 회장이 전체 직원들과 악수하며 성과 개선을 위해 독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현대 주요 계열사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과제를 받아 어깨가 무겁다"며 "범현대 계열사를 고루 편입한 현대그룹플러스 등 대표 펀드 수탁액 증가를 비롯해 중국에 초점을 맞춘 펀드 육성을 통해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운용은 '중국으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 펀드, 중국 A주에 투자하는 '1.5배 레버리지펀드' 등을 앞세워 중국투자붐을 재현한다는 복안이다.
이 대표는 매일 오후 4시30분이면 업무 보고를 받는다. 업무 보고를 하러 온 직원에게 던지는 첫 질문은 언제나 "오늘은 얼마 벌었나"다. 일일 자금흐름과 펀드별 수익률을 체크하는 건 기본이다. 펀드 설정액 변화와 수익률을 꼼꼼히 확인한 뒤 성과가 떨어지는 펀드매니저에게는 선배로서 조언도 잊지 않는다. 취임후 매주 일요일 오후에 개최하던 주간 전략회의를 최근에는 월요일로 바꿨다. 이제 어느 정도 조직 안정화가 이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미있는 일터 만들기'는 올해 이 대표가 추가한 목표다. 그는 "일할 때나 쉴 때나 확실한 게 좋다"며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휴가를 쓰고 재충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간 휴가 계획을 직접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부임 후 사내에 생긴 댄스동호회는 인기 만점이다. 남녀직원 6명으로 구성된 댄스팀은 점심시간을 빼낸 맹 연습 끝에 지난해 현대그룹 체육대회에서 멋진 춤실력을 뽐냈다. 전 직원이 37명밖에 안되지만 그룹 체육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종합우승을 거머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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