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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잘 보이려다 이게 웬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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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보호'한다더니 샥스핀 판매 中식당 방문

"대통령님, 잘 보이려다 이게 웬 망신?"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부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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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지난 달 상어 보호 국제 협약에 서명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상어지느러미 수프를 파는 중국식당에 들렀다는 이유로 구설수에 올랐다.


허핑턴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바마는 지난 16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그레이트 이스턴'이라는 중국 레스토랑에 들러 음식을 주문했다. 지난 14일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중국에 대한 호의를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돌발 이벤트였다.

오바마가 들어서자 식당안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손님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그는 손님들과 악수를 하거나 함께 사진을 찍으며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쳤다. 식당을 나설 때는 보도진 앞에서 음식을 포장해 두손 가득 들고 있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문제는 이 레스토랑이 한그릇에 48달러(약 5만4000원)나 하는 샥스핀 스프로 유명한 곳이라는 것이다. 동물 보호 단체는 오바마의 방문이 멸종위기에 처한 상어를 보호하겠다던 그의 이전 발언과 배치되는 행보라며 강력 비판하고 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백악관은 오바마가 먹은 음식이 새우와 돼지 완자, 찐 만두, 소룡포, 고기속을 채운 버섯 등이었으며 수프 종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샥스핀 수프를 파는 식당을 방문한 데 대한 비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상어 지느러미의 판매, 거래, 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당시 해당 법안의 통과를 주도했던 폴 퐁 의원은 지느러미를 자른 후 상어를 바다에 버리는 '샤크피닝'은 생태계를 해치는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캘리포니아에선 이 법안에 따라 지난달부터 상어 지느러미의 판매가 금지됐다. 하지만 남은 재고를 처리한다는 명목으로 내년 6월말까지는 샥스핀 요리 판매가 허용된다.


캘리포니아의 상어지느러미 판매금지 법안에 고무된 연방 정부도 상어 보호에 힘을 보탰다. 오바마는 지난달 4일 죽은 상어에서 지느러미를 잘라내는 합법적인 절차 외에 살아있는 상어를 해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는 국제협약에 사인했다.


한편 캘리포니아는 전세계에서 상어지느러미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곳중 하나다. 현지 중식당 주인들은 상어지느러미 판매·소유 금지 법안을 철폐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건 상태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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