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코스피가 4거래일만에 2000선 이하로 밀려났다. 전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지수는 그리스 악재 등에 따른 해외 증시 부진을 배경으로 기관·외국인의 매물공세에 1% 이상 후퇴했다.
전일 미국증시는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 부각과 지표 부진에 하락 마감했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하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연기됐고 1월 산업생산 지표도 월가 기대에 못미쳤다. 이날 공개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추가 부양책에 미온적인 분위기가 드러난 것도 시장을 실망시켰다.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0.76%, S&P 500지수는 0.54% 떨어졌다.
코스피는 16일 전 거래일대비 27.87포인트(1.38%) 하락한 1997.45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 들어서도 2000선 위를 유지하던 지수는 오후 2시 들어 낙폭을 키우며 장중 1995.9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이 9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며 699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은 투신을 중심으로 3315억원어치의 매물이 출회됐다. 투신이 2461억원, 기금이 612억원, 보험이 223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417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지만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은 총 1214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했다. 차익 32억원 매수, 비차익이 1247억원 매도다.
거래종목별로는 증권이 3.53%로 가장 낙폭이 컸고 기계 2.79%, 철강·금속 2.58%, 은행2.29%, 화학 2.05%, 금융 2.01% 등이 하락했다. 건설, 운송장비 등도 내렸다. 반면 의료정밀은 1.11%, 음식료품은 1.0%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부진했다. 현대차가 0.23%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 포스코(2.40% 하락했다. LG화학(-3.47%), 현대모비스(-2.65%), 현대중공업(-4.65%), 신한지주(-3.23%) 등도약세를 면치 못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문제의 경우 정책리스크가 가장 큰 이슈로 4월 그리스 총선 이후에나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유로존 위기는 2~3월 채권만기 소화여부가 아니라 4월 그리스·프랑스 선거국면 이후에 가닥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 양회 전후 모멘텀에 따른 상승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면서 전반적으로 지수의 우상향 방향성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19 종목 상한가를 포함해 290개 종목이 상승했고 550개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63개 종목은 보합.
원·달러환율은 전일대비 10.40원(0.93%) 오른 달러당 1131.90원을 기록했다.
김영식 기자 gr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