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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도로 정통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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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라 방통위' 시리즈 <下> 방통통신 융합실패…조직개편 공감대

방통위, '도로 정통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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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방송과 통신의 컨버전스 시대를 대비한다고 했지만 4년 내내 '방송중심위원회'로 운영돼온 방통위의 융합 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 방송시장은 혼탁해졌고 통신시장은 경쟁력을 잃었다. 이런 가운데 이계철 내정자가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10달 남겨둔 지금 방통위를 해체하고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여전히 힘이 실리고 있다.


2008년 3월 출범한 방통위는 과거 정통부의 정보통신기술(ICT)산업 기능을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로 조각낸 뒤 만든 기구다. 방통위 출범과 함께 옛 정통부가 관할하던 CPNT(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터미널) 기능 가운데 콘텐츠와 기기 기능은 각각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식경제부로 넘어갔고 정보화ㆍ정보보호 기능은 행정안전부로 흡수됐다. 창구가 이원화 되다보니 방통위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진흥과 규제가 혼재되면서 그 어떤 것도 성과를 내는데 실패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현 상태로는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를 부활 시키겠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지난해 8월 ICT 정책을 총괄하는 '정보미디어부'(가칭) 신설을 포함한 부처 개편안을 당론으로 잠정 확정했다. 정보방송통신 융합 사령탑이 될 독임 부처가 필요하다는 게 핵심이다.


방통위도 이에 발맞춰 독임제로 회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의뢰해 올 초부터 진행 중인 연구용역은 독임제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전해졌다. 옛 정보통신부에서 관할했다가 다른 부처로 옮겼던 기능을 다시 흡수하고 합의제가 아닌 장관이 이끄는 독임제를 부활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독임제로의 전환에 대한 정당성을 '저수지 이론'으로 설명한다. 고위 관계자는 ICT 콘트롤 타워로서의 방통위 기능을 '저수지'에, 여러 정부부처로 흩어진 기능을 '물'에 빗대며 "업계에는 물 자체가 고갈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높다. 저수지를 파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 된다면 파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체육, 관광 업무를 다른 곳으로 넘기고 방통위를 흡수합병해 '문화미디어부'(가칭)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기술에 인문학을 입힌 잡스의 아이폰처럼 문화 콘텐츠와 ICT의 융합은 세계적인 추세라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방통위가 어떤 형태로 재편되든 산업계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지난 조직 개편처럼 정부의 일방통행식 개편을 따라하다간 또다시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금 구조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공성과 정치적 성격이 강한 방송과 시장 중심적인 통신을 분리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진흥부분은 유연하고 빠른 의사 결정 구조가 필요하고, 규제부분은 수장 한명의 결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은 업계 의견에 귀를 기울여 방통위 조직을 손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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