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이대호가 이틀 연속 2안타로 타 구단들의 경계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대호는 12일 오키나와 현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오릭스 자체 청백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왼손 나카야마 신야로부터 좌전안타를 때려냈고 4회 2사 2루에서 고마쓰 사토시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공략해 청백전 첫 타점을 신고했다.
아웃의 쓴 맛은 아직 한 차례도 맛보지 않았다. 이대호는 전날 열린 청백전에서도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투수 니시 유키의 초구를 받아쳐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를 때려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출루율 100%의 순조로운 출발에 타 구단들은 긴장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의 보도에 따르면 11일 청백전에는 한신, 지바롯데 등 6개 구단 전력분석원이 자리했다. 이는 12일 경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이은 맹타에 후지타 소프트뱅크 전력분석원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겠다”라며 말했다. 경계심을 드러낸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스포츠닛폰, 데일리스포츠, 닛칸스포츠 등 일본 스포츠전문지들은 일제히 각 구단 전력분석원들이 이대호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2년간 최대 7억6000만 엔(약 110억 원)에 이대호를 데려온 오릭스의 분위기는 크게 고무됐다. 미야우치 요시히코 구단주는 11일 청백전 뒤 “이것이 그 유명한 이대호의 힘인가. 중심에 맞혀 강한 타구를 만들어냈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데일리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포수 뒤쪽 그물 뒤에서 이대호의 타격을 관찰하는 내내 싱글벙글 미소를 지었다. 훈련 뒤 선수단과의 미팅에서는 “새로운 전력이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우승밖에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만족감을 드러낸 건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배트가 앞으로 나오는 과정이 좋다. 저런 타격은 좋은 타율로 이어질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상대에게서 공격받는 방법에도 익숙해져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올 시즌 상대 구단들의 상당한 견제를 예견한 셈이다.
이대호는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경기 뒤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개막까지 아직 시간은 많다”라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미야코지마에서의 담금질은 16일까지 계속된다. 17일부터는 오키나와 본섬에서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한다. 그 첫 상대는 오카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한신(18일)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