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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日순방⑤-끝] “일본서 큰 돈 벌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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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日순방⑤-끝] “일본서 큰 돈 벌고 갑니다” 10일 후쿠사와 공공임대주택단지를 방문해 입주민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는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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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눈으로 직접) 보지 않는다면 (정책에 대해) 잘못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일본 방문으로 큰 돈 벌고 가는 것 같습니다”

지난 10일 일본순방 마지막 날 일정을 모두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말이었다. 박 시장은 2박3일간 요코하마와 도쿄 현장을 시찰하면서 서울 시정에 참고할 사항들을 수첩에 빼곡히 적어뒀다.


또 그는 현장에 있는 일본 공무원들, 주민들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고 동행한 서울시 직원들에게는 잘 숙지하라는 지시도 하면서, 새벽까지 직원들과 현장에서 배운 내용들을 정리하는 간이 세미나도 진행시켰다. 이번 일본방문에는 실국장 급이 아닌 과장, 팀장급 실무자들이 중심이 됐다.

소통과 현장을 중시해온 박 시장이 일본에서 살핀 내용은 친환경에너지 활용과 폭우·폭설 등 재난대책현황, 환경공생 임대주택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시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 “원전 1기 줄이기 가능 확인, 청사에 양봉하겠다”= 박 시장은 특히 친환경에너지 활용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가 둘러 본 요코하마의 가와이 정수장과 고스즈메 정수장은 각각 물의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발전과 태양열 에너지를 활용해 정수장에서 필요한 전기를 보충하고 있었다.


박 시장은 “서울을 에너지 소비도시가 아닌 생산도시로 만들기 위해 2014년까지 ‘원전 1기 줄이기’를 선언한 것”이라면서 “지하철 정비창 등 적합한 공간에 수소전지공장 20개 정도만 지어도 원전하나가 생산하는 에너지 절반 정도는 커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남산에 가보면 서울시내 수많은 지붕들이 보이는 데 그 위에 태양광 패널이나 옥상정원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면서 “서울시청 시장실이 있는 건물 옥상에도 올 봄 양봉장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특히 박 시장은 재생에너지 생산을 민간에서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내 발전소는 당인리발전소 한 곳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당진이나 제부도에서 전기를 끌어 쓰고 있다. 박 시장은 “현재 독일은 태양광설비를 설치하면 보조금을 지급하고 20년이 지나면 설치비용과 원가를 보장해 가정마다 설치하는 곳이 부쩍 늘고 있는데, 우리도 각 가정이나 ‘시민발전소’ 등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해 이것들이 모이면 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일본이 지진, 원전사고 이후 에너지 대란이 나지 않는 것도 놀라운 것인데 어쩌면 이런 위기가 기회이고 그래서 재생에너지 투자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남의 집 불구경하는 것처럼 생각하지 말고 여기서 많은 것들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 “대심도 터널 공사 타당성 '공개 토론' 붙이겠다”= 박 시장이 이번 순방에서 가장 눈 여겨 봤던 내용은 바로 ‘침수 대책’이었다. 박 시장은 서울시내 광화문, 신월동, 강남역인근, 도림천 부근, 사당사거리, 길동, 용산한강로 등 7곳의 집중침수피해지역의 지면아래 30~40m에 큰 수로를 뚫는 ‘대심도 터널’ 공사계획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시장은 이날 “이번에 칸다가와 환상7호선 지하조절지(대심도)를 직접 봤기 때문에 대심도 터널공사에 대해 서울시 담당자인 하천관리과장과 전문가들 그리고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공개토론회를 열면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일본의 수해방지책은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빗물저장활동과 함께 침수원인제공자인 건물주에게 빗물저류지 설치를 의무화한 조례 등 민간의 참여도 돋보였다.


박 시장은 이번 순방 내내 “작지만 섬세한 배려가 묻어있는 일본의 여러 모습들이 참 인상적이었고, 시민들이 지역공동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내도록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거듭 역설했다.


도쿄에서는 폭설이 내릴 때 시민들이 자원봉사자가 돼 참여하고 있고, 태양열을 이용해 가로등을 켤 수 있게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폭우 시 일정수위까지 물이 차오르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전봇대 표시나 겨울에 내린 눈을 여름까지 보관해 더운 날 냉방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장비가 마련돼 있다는 것도 박 시장의 눈길을 끈 대목이었다.


◆ “환경, 문화 고려한 주택정책 만들겠다”= 마지막 일정이었던 도쿄 후카사와 환경공생임대주택단지 시찰은 박 시장이 펼칠 주택정책과 도시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 구상에 많은 도움이 됐다.


지난 1997년 조성된 이 임대주택단지는 원래 19가구가 살던 목조주택 위주의 마을이었다. 하지만 2년 3개월간 구청과 기존 주민들이 논의해 콘크리트 건물로 바꾸고, 고령화에 대비한 주택형태를 적용, 장애인동도 새롭게 만들어 현재 7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또 풍력과 태양열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보충하고 있다. 노인과 장애인 등 약자를 배려한 동선이나 내부 구조가 특징이며, 빗물저장시설과 보도포장이 투습성 포장으로 이뤄져 침수방지가 잘 이뤄지고 있다.


이곳에서 60년동안 살고 있다는 입주자 대표 다구치 코우하치(남 87)씨는 “주변 환경이 너무 좋아 철새들이 자주 머무르고, 기존 지면의 턱을 모두 없애고 주변에 손잡이를 많이 만들어 고령자와 장애인들에게 안전성이 확보된 마을”이라면서 “바람이 잘통하고 햇볕이 잘 들어오는 것도 살기에 참 좋은 장점이다”라고 소개했다.


박 시장은 “15년 전 이곳에서 살았던 주민들이 장애인을 위한 동을 만들고 동물들의 행동권도 보호하면서 인간적이고 공생적인 주택을 새롭게 지어 함께 사는 모습이 참 놀라웠다”면서 “주택은 단순히 밥 먹고 자는 공간이 아니라 이웃과 관계하며 살아가는 곳인데 앞으로 주택관련과 말고도 환경정책과, 문화예술과 등과도 의견을 조율해 서울의 1000만시민이 행복할 수 있는 주택정책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7시께 모든 일정을 마친 후 하네다 공항 내 음식점에서는 박 시장의 50번째 생일파티가 열렸다. 시장 본인도 생일을 잊어먹고 있었지만, 이번 순방에 함께 동행한 직원들이 마련한 것이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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